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한국축구, 역습전술 보완 시급

역습 상황에서 공격전개 스피드 떨어져 득점력 반감

지난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벌어진 한국과 북한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아시아지역 3차예선전에서 한국은 또 다시 북한의 밀집부비를 효과적으로 뚫는 데 실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캉 47위의 한국이 126위의 북한과 득점없이, 그것도 북한의 역습에 여러번 위기상황을 맞아가며 비겼다는 것은 분명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경기직후 이영표가 수비 조직력이 미흡했음을 지적했지만 어찌되었든 이날 한국의 수비가 북한의 홍영조, 정대세를 앞세운 날카로운 역습을 잘 막아내며 골을 허용하지 않았고, 수비로서는 할 만큼 한 셈이라고 할 때 한국의 공격진이 이날 단 한 골이라도 성공시켰다면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이날 조재진, 박주영, 박지성, 설기현, 염기훈 등 '한가닥 한다'는 공격수들을 모두 내고도 득점에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상대 밀집수비를 밖으로 끌어낼 수 있는 중거리 슈팅이 부족했고, 중앙에 밀집된 수비를 분산시킬 수 있는 좌-우 측면에서의 날카로운 크로스 연결도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이날 한국 공격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격작업에 있어 속도감 있는 전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데 있었다.

공이 속도감 있게 구르지 않는 그라운드 컨디션도 한국 공격진의 발목을 잡은 한 원인이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점은 북한이 한국 진영에서 프리킥 또는 코너킥으로 세트피스 공격을 시도하거나 미드필드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것을 이를 한국인 인터셉트 한 상황에서 빠르게 전개하는 약속된 역습 전술이 없다보니 번번이 미드필드에서 시간이 지체되며 북한의 수비진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는데 있다.

북한이 한국의 공격전개 상황에서 이를 인터셉트 한 이후에 곧바로 미드필드를 생략하고 전방으로 뛰는 홍영조나 정대세가 한국 문전을 위협할 수 있는 배후 공간으로 길게 연결해주는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그 결과 이날 전 경기를 통틀어 볼 점유율은 한국이 절대 우위에 있었으나 결정적인 골 기회라는 측면에서만 볼 때 북한이 오히려 한국보다 우수한 경기력을 보였다고 볼 수도 있는 경기였다.

세계적인 강팀들의 경기를 보면 지공상황에서 만들어내는 골도 많지만 상당수의 골들은 상대 수비진이 전열을 정비하기 전에 속공을 펼쳐 얻어내는 골들이 많다. 그런 공격들을 보면 골키퍼에서 미드필더,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까지 연결되는 약속된 루트가 다양하게 잘 준비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이런 공격전술들은 실력이 비슷비슷한 팀들간의 경기에서도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밀집수비를 펼치는 상대에게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격전술이라는 점에서 한국축구에 있어서는 그 필요성이 절실하다.

박지성도 북한과의 경기직후 선수들간의 호흡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약속된 플레이'의 부족에 아쉬움을 드러낸 부분에서 선수들도 이 부분에 공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한국이 앞으로 치러야 할 경기는 모두 4경기로서, 북한, 요르단, 투르크매니스탄 모두 한국보다는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되는 팀들이다. 이들 모두 한국을 상대로 선수비 후역습의 전술을 들고 나올 것이 분명하다.

최근 국제축구의 흐름이 웬만한 몸싸움에는 파울을 선언하지 않아 예전에 비해 페널티지역 부근에서의 세트피스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횟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약속된 역습 내지 속공 플레이는 밀집수비를 펼치는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제3의 길'인 셈이다.
임재훈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