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노동부 장관 내정자는 27일 교수노조 합법화와 관련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 내정자는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용자와 대등한 위치에 있지 않은 공장노동자와 학문의 자유 속에서 자유롭게 가르칠 수 있는 교수를 같은 카테고리에서 볼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내정자는 “교수라고 해도 강사와 정교수 등 다양한 층을 다 묶어서 하나의 노동기본권을 향유하는 노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대학교수노조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종길 통합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내정자가 살아온 철학이나 과거 경력으로 볼 때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나”라며 “이는 지나치게 후보자를 노동부 장관에 내정해 준 대통령이나 한나라당의 입장 때문에 자기 철학을 바꾼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제 의원은 또 “임금 좀 덜 받고 육체적인 일을 하는 사람만 노동자란 말인가”라며 “그렇다면 교원노조를 인정한 현행 법률은 잘못된 법률인가. 초중등교사나 대학교원이 무슨 차이가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 장관 내정자는 이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평가되는 가치기준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교수 업무는 초중등교사 업무보다 훨씬 자기 결정적 여지가 크기 때문에 똑같은 교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수노조 합법화 법안은 지난 해 4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률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이후 부속조항들이 다뤄지지 않아 17대 국회에서 폐기될 상황에 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