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6일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이 저를 말할 때 저지르는 과오가 있는데, 저는 늘 변하고 있다. 70년대 이명박 사장, 80년대 이명박 회장, 90년대 정치인 이명박 등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살아왔는데 70년대 저를 알던 사람은 저를 잘 안다면서 그 시절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국정운용에 관한 합동 워크숍'에서 "이 자리는 물론 자신이 맡은 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지 토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은 과연 어떤 사람인가. 그 철학을 이해하는데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를 70년대에 만났던 사람은 환경을 무시하는 사람이라고 하고, 2000년대에 만난 사람은 친환경적 사람이라고 극찬한다"며 "그런 점에서 합류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저와 오래 일한 사람 눈치를 보면서 저 사람은 이명박을 잘 알지 않겠나 해서 찾아가 물어보고 그러면 큰 실수를 한다. 가능하면 늦게 나를 만난 사람이 정확한 나를 평가할 수 있다. 이건 많은 언론과 정치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보다 저를 오래 안 사람이 실세가 아닌가 착각할까봐 분명히 말씀 드린다"며 "최근에 저를 만난 사람들은 비교적 오늘의 이명박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저를 오래 안 사람이 최근에 저를 만난 사람을 찾아가 제가 어떤지 물어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 자신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와 김백준 청와대 비서관 내정자를 거론, "김백준 씨는 저를 제일 모르는 사람이다. 과거의 나를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며 "강만수 내정자 역시 저를 잘 아는 것 같아도 잘 모른다.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 오히려 김중수 총장은 저를 만난지 며칠 안 됐지만 더 정확히 알지도 모른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21세기는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과거의 경험 가진 사람을 중요시하는데 저는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은 위험하다. 박정희 시대를 되돌이켜 보지만, 그 때는 경북정도의 살림규모였고 닫힌 시대였기 때문에 참고는 되지만 절대적일 수는 없다. 경험을 그대로 주장하고 그 고집을 갖고 정책을 펴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국정운영 방식과 관련, "평가라는 것을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보는데 저는 우리 청와대 수석들이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내놓고 공동토론을 하고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국무위원을 해봤는데 자신의 일을 간섭받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지식과 지혜를 공유하는 것이 부족하다, 이렇게 장벽을 쳐놓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직자들을 향해서도 "늘 하는 얘기지만 헌신하고 봉사하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며 "자기희생 없이는 할 수 없다. 아마도 퇴근 후 사생활이 없을 정도일 텐데 여기에서 희생이 따른다"고 멸사봉공을 강조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청와대에서 밤이 되면 적막강산이라 외로울 것이라고 하는데 저는 눈만 감으면 자기 때문에 걱정할 것 없다"며 "여러분이 가정에 가면 부인이 '이 사람 달라졌다' 할 정도가 돼야 한다. 가까운 사람이 변화를 감지해야 전체 공무원에게 전파가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