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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오른쪽 측면수비 '불안'

조원희 대인마크 능력 떨어지고 송종국도 컨디션 난조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팀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에 2-0 승리를 거두며 국내에서의 평가전 일정을 모두 마쳤다.

우리 대표팀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세계랭킹 63위의 보스니아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5분 설기현(울버햄튼)과 47분 조재진(시미즈S펄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최종스코어 2-0으로 승리했다.

이을용 등 미드필더진 중원장악 성공하며 보스니아 완파

우리 대표팀은 지난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백지훈(FC서울), 김두현(성남일화), 이호(울산현대)를 미드필더로 기용했으나, 중원장악에 실패하면서 세네갈에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보스니아와의 평가전에서는 김남일(수원삼성)-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을 더블볼란치로 기용하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배치, 보스니아와의 미드필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전체적인 경기를 지배할 수 있었다.

보스니아전 승리의 주역 미드필더 이을용 ⓒ연합뉴스


특히 이을용은 수비에서 김남일과 짝을 이뤄 중원에서 상대 공격을 1차적으로 저지하고, 이를 전방 공격수들에게 원활한 패스로 연결하며 미드필드 장악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공격시에도 날카로운 중거리슈팅 능력을 보여줬다. 경기직후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을용을 따로 거명하며 "최고였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이천수 여전히 펄펄날고 박주영 경험쌓이며 기량성숙

또한 오른쪽 윙포워드 이천수(울산현대)는 이 날 경기에서도 단연 우리 팀의 공격을 주도하며 경기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전반전에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보스니아 수비진을 교란하는데 성공했고, 드디어 후반 5분 설기현의 선취골의 시발점이 되는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하기도 했다.

여기에 '축구천재' 박주영(FC서울)은 지난 세네갈 전에 이어 멋진 도움을 기록하며, 성숙되어가는 기량을 뽐냈다. 지난 세네갈과의 경기에서는 정경호(광주상무)의 크로스를 가슴으로 받아 트래핑한 후 뒤에서 달려들어오던 김두현(성남일화)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해주며 선취골을 어시스트 하더니, 이 날 보스니아와의 경기에서는 후반 47분 역시 후방에서의 전진패스를 받아 상대수비 세 명이 에워싸자 옆에서 달려들던 조재진에게 완벽한 슈팅챤스를 만들어 주는 패스를 연결, 도움을 기록했다.

조원희 대인마크능력 떨어지고 결정적 수비실수 범하며 불안한 모습

그러나 이영표(토튼햄 핫스퍼), 김진규(주빌로이와타), 김영철(성남일화), 조원희(수원삼성)으로 이어지는 포백수비라인은 여전히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오른쪽 측면수비수 조원희의 수비력은 시급히 개선해야할 점으로 보인다.

이 날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은 전후반 통틀어 단 2회의 결정적인 챤스를 보스니아에 허용했는데 그 두 번의 위기는 모두 조원희의 수비위치에서 일어났다.

전반전에서는 상대 공격수의 발재간에 순간 공간을 내주며 완벽한 슈팅을 허용했다. 골키퍼 이운재(수원삼성)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가는 유효슈팅이었다. 조원희의 대인마크 능력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었다.

후반전에서는 조원희가 공중볼을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어설프게 머리에 맞으며 옆에 있던 우리 중앙수비수 김상식(성남일화)의 발에 맞고 그대로 보스니아 공격수 발 아래 패스한 꼴이 되고 말았다. 보스니아 공격수의 실축이 아니었다면 이 역시도 실점으로 연결되는 상황이었다.

조원희를 도와주는 미드필더의 협력수비 보완 필요

조원희의 빠른 발과 경기센스는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기량이 분명하다. 특히 빠른 발을 이용한 오버래핑은 상대에게 상당히 위협적이다. 그러나 이 날 보여준 조원희의 대인마크능력은 본선에서 우려를 갖게하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

조원희가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라는 점을 감안할때 그의 뛰어난 오버래핑능력보다는 수비시 보여지는 약점이 우리 팀에는 훨씬 더 위험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같은 위치의 수비수 송종국(수원삼성)이 좀처럼 제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원희의 이런 모습은 상대팀들의 주요 공략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상대 공격진이 우리 진영 오른쪽 측면을 공략할 때는 미드필드의 선수들과 오른쪽 공격수인 이천수의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조원희의 수비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비가 아무리 잘해봐야 골을 넣지 못하면 기껏해야 비기는 경기가 축구다. 그러나 전체 경기 중 89분을 지배하고도 단 1분 동안의 수비실수로 실점하면 그대로 지는 경기 역시 축구다. 축구에는 판정승이 없다는 점을 우리 수비진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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