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조재진, '적응기'란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매 경기 골욕심 내야 주전경쟁서 승리. 이동국 실패 교훈 삼아야

국가대표 출신 스트라이커 조재진(시미즈 S펄스)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이 확정적이다.

현재로서는 뉴캐슬 유나이티드행이 유력시 되고 있으나 협상을 벌이고 있는 팀이 총 4개 팀에 달해 막바지에 어느 팀과 계약하게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조재진이 한국인으로서는 다섯번째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는 것 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조재진의 EPL 진출은 과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설기현(풀럼)의 경우처럼 미드필더나 수비수로 영입된 경우가 아닌 골을 넣어야 하는 스트라이커 포지션의 선수로서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에 영입된다는 점에서 이동국(미들스브러)과 닮아 있다.

이동국은 현재까지의 상황만을 놓고 볼 때 EPL에서 실패한 선수임이 분명하다. 아직 정규시즌에서 골이 없다. 물론 골대를 맞히는 불운이 있긴했으나 분명 스트라이커로서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정규리그 경기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미들스브러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동국의 이적 초기에 기회만 나면 이동국에 대해 '서두를 것이 없고, 지금은 적응기'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동국 스스로도 인터뷰에서 좀처럼 첫 골이 터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이는 결과적으로 이동국 스스로에게 독으로 작용했다.

조재진은 이 부분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조재진을 영입하는 그 어느 팀이든 그를 리그일정의 반환점에 해당하는 1월에 영입한다는 의미는 곧 즉시 전력감으로 영입하는 것이며, 그에게 바라는 것은 득점 내지는 조재진이 팀의 득점에 직접적으로 기여해 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동국 역시 2006-2007 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1월에 미들스브러 유니폼을 입었다. 미들스브러에서 이동국에게 바랬던 부분이 조재진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따라서 조재진은 언제 EPL 무대에 데뷔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나 일단 경기에 투입된 이상 골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해야하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적응기'라는 말로 자위한다면 이동국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조재진은 이미 지난 2006 독일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럽의 우수한 선수들과 몸을 부대껴 본 경험이 있다. 그리고 독일월드컵 본선에서는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프랑스의 유능한 수비수들을 제치고 박지성에게 동점골 어시스트를 연결하기도 했다.

당시 잉글랜드의 <가디언>을 비롯한 주요언론들은 조재진을 전형적인 잉글랜드 스타일의 스트라이커로 평가하며 '공중의 거인'이라는 별칭과 함께 잉글랜드 대표팀의 불세출의 스트라이커 엘런 시어러와 견주기도 했다. 이번 조재진의 EPL 진출도 당시 활약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조재진은 EPL 데뷔 초기부터 스트라이커로서 강인한 인상을 잉글랜드 팬들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

만약 조재진이 EPL 데뷔 초기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적응기'라는 방패뒤에 숨은채로 올시즌 잔여기간을 허비한다면 조재진은 내년 여름이적시즌 이후에도 EPL에 남는다는 장담을 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임재훈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