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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주-고건 3자 통합하면 대선 필패"

<인터뷰>김영환 '포스트 5.31 전망' "盧 탈당 안하면 당할 것"

"(5. 31후) 노무현 대통령은 후계자를 지명해서도 안 되고, 지명한다고 해도 그 후계자는 경쟁력이 없다. 대통령이 빠지는 것이 일을 돕는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무엇을 하려고 하면 할수록 일은 더 꼬일 것이다. 때문에 5. 31 선거 이후 대통령을 지나치게 비난하거나 흔들어서는 안 된다."

김영환(51) 전 민주당 의원이 최근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간 통합논의가 성공하려면 노무현 대통령은 논의 과정에서 빠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환 전 의원은 노동운동가, 치과의사, 시인, 장관 등 다채로운 이력을 지닌 재선 출신으로 2002년 대선에서는 비노(非盧)진영에 섰던 인물. 민주당 내에서 고건 전 국무총리와 가까운 인사를 꼽을 때 가장 먼저 꼽힐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고건 사람이다.

"우리-민주 단순 통합으로는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김영환 전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고건 전 국무총리 지지자다. 이를 굳이 부인하지 않는 김 전 의원은 "사안 별로 통화도 하고, 열흘에 한 번 정도는 뵙는다"고 말했다.ⓒ이영섭기자


김 전 의원은 우리-민주당이 함께 하는 통합 방식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함께 하는 방식의 통합신당은 퇴행적 모습"이라며 "우리-민주-고건 전 국무총리가 중심이 되는 신당으로선 2007년 차기 대선에서 패하고 2008년 총선에서 제 1야당 자리를 차지할 뿐"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렇게 뭉치면 두 당이 연대하고 고건 전 총리가 얹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우리당이 중심세력이 된다"며 "그렇게 되면 2007년 대선에서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자’는 말만 하면 상황 끝!"이라며 필패론을 폈다.

그가 대안으로 내놓은 통합 방식은 "부패와 비리로 부터 자유로운 사람, 극좌와 극우를 배제한 중도세력,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 전문가 집단 등의 요소를 가진 인물들이 모여 새로운 정치실험을 하는 중에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민주당 내에서도 들어오는 형식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세 불리기 등은 후차적인 일"이라며 "‘또 신당이냐’는 말을 극복할 수 있는 패러다임과 콘텐츠를 가져야 한다"고 나름의 생각을 밝혔다.

"고건 경쟁력은 청렴과 통합적 개혁성"

김 전 의원은 고건 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다른 변수도 있지만 고건 전 총리는 범여권 후보로서 유일한 대안"이라며 "한나라당을 제외하고는 고건으로 단일화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지도자로서 고건 전 국무총리의 경쟁력은 청렴과 통합의 개혁성"이라며 "이런 경쟁력은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대표나 이명박 서울시장과 견주어도 낫다"고 주장했다. 항간에서 고건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무사안일주의', '판단력과 추진력 부족' 등에 대해서는 "역대 대통령들이 고건 전 총리를 중용했다"는 변과 "대통령으로서 판단력과 추진력이 있느냐는 국민들이 판단할 몫"이라며 옹호했다.

그는 "정동영 우리당 당의장은 이제 어려워졌다. 우리당내 분당세력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5. 31후 노무현 대통령의 입지에 관해서는 "대통령이 정쟁에서 벗어나는 것이 퇴임 후 후환을 없애는 일"이라며 "대통령은 지방선거가 끝나면 탈당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추하게 탈당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우리당이 정당으로서의 존립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김 전 의원은 "이런 일을 당하고서도 월드컵, DJ 방북 등의 큰 사건 속에서 슬그머니 넘어가면 되지 않을까,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음은 24일 오후 안산 뉴라성호텔 커피숍에서 김영환 전 장관과 나눈 인터뷰 전문.

“盧 대통령의 독선과 오기가 우리당 참패 낳을 것”

뷰스앤뉴스 :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는데 현장 분위기가 어떤가.

김영환 전 의원 :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당 등 어느 당 후보도 유세가 제대로 안 된다. 우리당은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한나라당은 여론이 너무 좋기 때문에 역풍을 염려해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렇게 대세를 장악한 선거 처음 본다. 헌정사상 이렇게 일방적 게임은 없었다. 일방적으로 기운 판세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 사건이 터졌다. 선거, 하나마나 같다.

그런 가운데 세 명 뽑는 시의원들 중 민주당 후보 한 명 당선시키려고 유세 다니고 있는데, 현 정세(政勢)에 대한 인식, 도래할 정국에 대한 판단, 미래에 대한 전망 등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귀담아 들어주시는 것 같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5. 31 이후 정치권이 요동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모양일까 많이들 궁금해 하는 것 같다.

뷰스 : 이런 판세 만든 것은 한나라당이 아니고 우리당 아닌가. 무엇이 원인이라고 보는가.

김영환 : 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이 나만이 개혁이요, 나만이 옳다, 나만이 정의라는 생각에 빠졌던 것 같다. 자기들만이 정치개혁을 할 수 있고 미래를 이끌어 갈 세력이라는 독선적 사고에서 오기의 정치가 나왔고, 그 결과다.

뷰스 : 우리당이 스스로를 고립화시켰다는 말인가.

김영환 : 야당이나 민주당도 다 일정한 정도의 개혁성을 갖고 있다고 인정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자기들은 선이고 나머지는 악이라 여겼다. 덧셈을 했어야 하는데 뺄셈을 계속해왔다. 많은 대중을 적으로 만들었다. 그 바람에 개혁 대상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 게임 부재의 상황은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세력이 자초한 것이다. 그 바람에 한나라당이 손도 안 대고 코 푸는, 반대급부를 얻고 있다.

어떻게 하다 한나라당을 부러워하고 한나라당이 개혁적으로 비춰지는 환경 속에서 정치를 하는지…. 내 잘못도 있다. 분당을 막았어야 했다. 탄핵정국에서 민주당이 몰락하지 않도록 탄핵 의결도 저지했어야 한다. 우리당에 등 돌린 사람들이 민주당으로 돌아오도록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당내 개혁도 실패했다. 민주당이 정치개혁에 미진해 우리당에게 개혁의 우선권을 내줬다. 그것이 민주당의 몰락을 가져왔다. 참신한 제안도 없이 민주당을 존립하는 데만 허겁지겁했다. 그 바람에 호남의 자민련이 되었다.

이처럼 자기비애, 한탄, 반성이 있고 우리당에 대한 원망도 있다. 우리당의 패배가 한나라당의 승리로 귀결되고 있다. 지난 2002년 지자체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2002년 12월 대선에서는 승리했다는 과거의 경험을 놓고 자조하고 있는데, 지난번과 다를 수 있다. 지금은 게임이 없는 상황이다. 2007년 차기 대선에서도 게임이 없을 가능성 높다. 지자체 다 장악하고 정권 심판론이 끓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을 어떻게 이기나.

우리당 심판받고 있는데 무엇을 갖고 내년 대선에서 이기나. 이번 선거 참패는 감수할 수 있지만 차기 대선이 선거가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굉장히 염려스럽다.

그런 절망감에서 벗어나는 길은 첫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후 국민들이 견제세력을 만들어 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고, 둘째는 한나라당이 지방선거가 끝난 후 차기 대선까지 본래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셋째는 이번에 여당이 무참히 깨지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당히 깨져서는 자기성찰이나 쇄신이 어려울 것이고 새로운 정계개편과 새로운 정치세력의 구축을 위해 (이번 지방선거 참패가) 새로운 토대를 만들도록 촉구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한나라당의 5. 31 압승은 내년 대선에서 독이 될 것”

김 전 의원은 "선거에서 이긴 뒤 겸손한 자 없고, 선거에 패배한 뒤 교만한 자 없다"며 "한나라당의 5.31 압승은 내년 대선에서는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영섭기자


뷰스 : 한나라당의 압승이 2007년 대선 길목에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인가.

김영환 : 한나라당의 압승은 내년 대선을 놓고 볼 때 독이 될 것이다. 선거에서 이긴 뒤 겸손한 자 없다. 선거에 패배한 뒤 교만한 자 없다. 한나라당이 겸손해져야 한다고 스스로 말은 많이 하지만 신경이 풀릴대로 풀린 상태에서 부패의 유전자가 뼛속까지 속한 정당이 일시적으로 스킨케어(화장)를 하고 나와 국민을 속였지만 정당이 갖고 있는 깊은 지역주의의 뿌리와 변화할 줄 모르는 속성 등은 하루아침에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기득권, 지역주의, 부패의 뿌리를 갖고 있는 정당으로서 서민들은 아직은 이해하지 못한다. 집권은 사회정의, 도덕성 등을 가진 정치세력이 하는 것이 역사 발전을 위해 옳고, 바람직한 일이다.

어떤 정당이 더 개혁적인 정당인지 또 더 참신한지 개혁경쟁을 해야 하는데, 열린우리당이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개혁적이지 못한 집단이라는 점을 보였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형상화해야 할지가 과제일 것이다.

“우리-민주-고건 연합전선으로는 대선에서 필패”

뷰스 : 전패를 통해 새롭게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게 아닌가.

김영환 : 지금 선거결과가 나와 있다고 보면 중도 개혁적 성격을 가진 통합신당의 출현이 필연이 되었다. 그것이 없으면 2007년에서 게임이 없고, 희망도 힘들게 됐기 때문에 정치적 공간이 열렸다. 선거가 끝나면 정계개편이 있을 것이고, 중도 개혁적 성격의 통합신당이 출현할 것이다. 그런 조건이 열려 있다.

뷰스 :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이 연일 5. 31 이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간 통합 논의를 하겠다고 공표하고 있다. 가능성이 어떤지.

김영환 :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함께 하는 방식의 통합신당은 퇴행적 모습이다. 우리-민주-고건 전 국무총리가 중심이 되는 신당, 세 세력이 만나면 2007년 차기 대선에서는 패하고, 2008년 총선에서는 제 1야당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그렇게 뭉치면 중심이 열린우리당으로 간다. 두 당이 연대하고 고건 전 총리가 얹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우리당이 중심세력이 된다. 그렇게 되면 2007년 대선에서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자’는 말만 하면 된다. 상황 끝이다. 그래서 안 된다.

또 하나 그런 식의 기계적 결합으로는 국민들의 높아진 정치 인식을 설득시킬 수 없다. 잡탕처럼 보이면 아무런 감동도 줄 수 없다. 우선은 정말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그렇게 하고 난 뒤 기존의 정치세력을 흡수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

차기 대선에서는 ▲부패와 비리로 부터 자유로운 사람 ▲극좌와 극우를 배제한 중도세력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 ▲전문가 집단 등의 요소를 가진 인물들이 모여 새로운 정치실험을 해야 한다.

그렇게 먼저 시작한 후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민주당 내에서도 들어오는 형식이 돼야 한다. 세 불리기 등은 후차적인 일이다. 정당의 성격이나 이미지, 내용 등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냥 뭉쳐서 될 일이 아니다. ‘또 신당이냐’는 말을 극복할 수 있는 패러다임과 콘텐츠를 가져야 한다.

뷰스 : 집안 분위기를 싹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사를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 가장 명쾌한 방식이 아닌가.

김영환 : 신당 창당은 필연적이다. 방식이 우리-민주당의 통합식으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상황이 나쁘다는 것이다. 우리당은 완전히 외면당하고 있고, 민주당은 완전히 식상한 상태가 되었다. 부부가 이혼했는데 아빠는 무능한 술주정뱅이고, 엄마는 몸이 허해 남루해졌다. 둘이 모여 살아봐야 좋지 않은 상태가 된 것이다.

뷰스 : 고건 전 총리는 우리-민주당 통합, 또는 통합신당 등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한명숙 국무총리도 23일 5. 31 이후 정계개편 가능성을 높게 보고 노무현 대통령도 당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는 언급을 했다.

김영환 : 다른 변수도 있지만 고건 전 총리는 범여권 후보로서 유일한 대안이다. 고건 전 총리를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을 제외하고는 이제 고건으로 단일화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정동영 우리당 당의장은 이제 어려워졌다. 우리당 내 분당세력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대통령, 정계개편 논의에서 빠져야 범여권 산다”

뷰스 : 노무현 대통령이 5. 31 이후 정계개편과 2007년 대선에 대해 나름 영향력을 행사할 텐데, 어떻게 보는가. ‘노무현 대통령의 후계자가 누구냐’ ‘모 씨가 언질을 받고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 등등 설이 분분하다.

김영환 : 노무현 대통령이 후계자를 지명해서도 안 되고, 지명한다고 해도 그 후계자는 경쟁력 없는 인물이다. 대통령이 빠지는 것이 가장 돕는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무엇을 하려고 하면 할수록 일은 더 꼬일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기존 정치권의 정쟁에서 벗어나 남은 임기동안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 돕는 것이다.

노 대통령도 큰 의미에선 개혁 세력이다. 때문에 5. 31 선거 이후 대통령을 지나치게 비난하거나 흔들어서는 안 된다. 노 대통령도 당신의 길을 통해 개혁 입지를 강화시켜야 한다. 현재 경제도 어렵다. 서민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문제도 풀어야 하고, 외교적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다.

뷰스 : 정치인 노무현의 성향과 임기 말이 되면 대통령들은 퇴임 이후를 염두에 둔 정치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김영환 : 이번 선거가 그런 고민을 모두 해소해줬다. 대통령이 다음 정권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가장 단적인 예가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영입한 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강금실, 진대제 등의 후보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열린우리당 후보라는 점 숨기기 위해 애쓰고 있다. 대통령이 정쟁에서 벗어나는 것이 퇴임 후 후환을 없애는 일이다.

대통령은 지방선거가 끝나면 탈당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추하게 탈당을 당하게 될 것이다. 우리당, 정당으로서의 존립 근거가 없게 되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이다. 이런 일 당하고 나서도 월드컵, DJ 방북 등의 큰 사건 속에서 슬그머니 넘어가면 되지 않을까, 해서는 안 된다. 그럴 상황인가.

뷰스 : 정가에서 나도는 설 중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리는 유시민 복지부장관, ‘노무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문재인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나름의 특명을 받았다는 것도 있는데.

김영환 : 그 분들도 민심의 추이와 정국을 정확히 보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구현하고, 실천할 힘과 지혜가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뷰스 : 민주당 내에서 고건 전 총리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김영환 : 한화갑 대표 측에서 대권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지만, 당원들은 대안이 없다고 보는 것 같다. 고건 전 총리가 민주당의 노선과 철학과 약간의 차별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가 문제다.

김대중 노선에서 보면 고건은 반 발짝 우로 가 있다. 이 포지션이 다음 대선을 있게 하는 요인이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철학 노선이 국민들로부터 일정한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고건이 갖고 있는 상대적인 보수적 스펙트럼이 국가의 통합을 위해 필요한 것인지, 다른 정체성을 찾아야 할 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논쟁을 해도 정국에 큰 변화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그만큼 왜소화됐기 때문이다. 왜소화 됐으나 잠재적 능력은 큰 정당이다. 민주당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렇다고 합당론만으로도 안 된다. 기존 정치체계의 기계적 통합으론 안 되는 일이다. 따라서 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과제다.

“고건은 개혁적이나 한나라당은 반개혁적”

뷰스 : 고건 전 총리의 이념적 색채와 한나라당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김영환 : 그것을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도 고건 전 총리가 한나라당에 어울리는 분이라는 말을 했는데 나는 전혀 다르다고 본다. 고건 전 총리가 정중동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1위를 달릴 수 있는 것은 그가 갖고 있는 개혁성 때문이다. 그의 개혁성은 청렴성이다. 부패로부터 자유로운 것보다 더한 개혁은 없다. 지금 현재 나온 정치인 가운데 청렴, 청빈, 깨끗한 이미지 등의 면에서 개혁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고건이다.

그와 정반대에 한나라당이 있다. 차떼기, 공천비리, 토착비리 세력이다. 고건과는 정반대다. 하나는 화이트이고 하나는 블랙이다.

우리 사회에 있어서 무엇이 개혁인가. 사회주의를 동경하거나 반미가 개혁이 아니다. 그런 잣대를 버리고 보면 우리 사회 개혁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하지 않고는 개혁할 수 없다. 통합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고건이다.

뷰스 : 고건 전 총리를 ‘무사안일의 전형’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김영환 :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김대중, 노무현 정권까지 총리직 등의 임무를 맡아서 처리했다. 대통령은 무사안일한 사람을 총리로 쓰지 않는다. 자기가 못하는 일을 총리에게 맡기는 것이다. 무사안일한 태도로는 그런 지도자들에게 발탁될 수 없다. 역대 대통령들은 나름대로 굉장히 까다로운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중용한 사람이다.

뷰스 : 무난하기는 하지만 일국의 리더로서 필요한 판단력, 추진력에 대한 검증 없다는 지적도 있다.

김영환 : 그런 점은 국민들에게 새롭게 검증돼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대통령으로서의 고건은 어떤 능력이 잠재돼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차기 대선은 두 세력 간 경쟁이 될 것이다. 합리적 진보세력과 개혁적 보수가 만나 만든 통합신당과, 보수세력인 한나라당과 경쟁하는 구도가 될 것이다.

“내가 박근혜라면 고건과 연대하겠으나 그럴 가능성 없다”

뷰스 : ‘통합신당’의 고건 전 총리가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 혹은 이명박서울시장과 대결에서 경쟁력 있다고 보는가.

김영환 : 고건 전 총리가 결단하고 정말 작심하면 2007년 대선은 정말 쉬운 선거다. 지금 고건은 어떻든 지지율 1위다. 고건은 영남 보수세력에게도 거부감이 적다. 지역주의도 완화될 수 있고 보수세력 표도 반분할 수 있다.

경륜에 있어서도 비교가 안 된다. TV토론이 진행되면 세월 속에서 쌓여진 경륜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고 그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다. 서울시장 한 번 한 이명박 시장과는 비교가 안 될 것이다.

차기 대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컨텐츠다. 이미지는 세 사람 다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이미지만 갖고는 안 된다.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 컨텐츠의 다면성에서 박근혜 대표, 이명박 시장은 부족하다. 고건은 연습 없이 대통령 수행이 가능한 사람이다.

내가 박근혜 대표라면 고건 전 총리와 연대할 것이다. 고건 전 총리가 먼저 하고 박 대표는 정치적 수업과 경륜을 쌓아 다음에 하면 된다. 이명박 시장은 그렇게 하기엔 나이가 많다.

그는 역대 우리네 대통령은 "지적 교양은 낮고 정치적 교양만 높았다"며 "그런 점에서 볼 때도 고건 전 총리의 경쟁력은 높다"고 주장했다.ⓒ이영섭기자


뷰스 : 박근혜 대표와 고건 전 총리의 연대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김영환 : 전혀 없다. ‘내가 박근혜라면’이라고 가정하지 않았나. 상상이다. 두 사람이 결합하면 이것은 정치사적으로 아주 큰 의미를 지니는 일이다. 하나는 영호남의 화합이고, 두 번째는 선거가 없는 하나마나 승리를 얻는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이기고 국가를 반석 위에 올리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의 한나라당 사정이 2007년 대선에서 진다는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좋기 때문에 그런 타협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 아니 없다.

“역대 대통령, 정치적 교양만 높았고 지적 교양은 낮았다”

뷰스 : 고건 전 총리가 대권을 노리고 있다고 보는가.

김영환 : 그건 내가 답할 사안이 아니다. 내가 고건 전 총리를 도와드리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속죄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금 ‘반노반한(反盧反韓)’이다. 반노반한에서 볼 때 정치적 인물은 고건밖에 없다. 고건을 통해 반노반한 세력이 운신하고 민주당의 앞날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모색하다 고건 같은 분이 한 번 나라를 맡아 운영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은 비판적 지지자다. 지금까지 우리 대통령은 군인이거나 정치가였다. 고건에 와서 전문가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여러 가지 공부도 했고 경험도 쌓은 분이 처음으로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박 대표, 이 시장 대체로 정치가라고 봐야 한다. 박 대표 또는 이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아주 잘 할 수도 있지만 불안할 수도 있다. 고건 전 총리는 국민의 에너지를 훼손하지 않고 끌어갈 수 있다. 그동안 테크노크라트보다 지적 교양이 낮은 사람들이, 정치적 교양만 높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됐었다. 그런 면에서 고건 전 총리는 좋은 점이 많다.

뷰스 : 그렇다면 고건 전 총리가 현실정치에 참여한다는 선언은 언제쯤 하리라 보는가.

김영환 : 그런 건 본인이 할 일이다. 나는 고 전 총리가 이번 선거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했어야 한다고 본다. 당원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필요한 지역과 인물에 대한 지원을 했어야 한다. 여러 가지 검토한 끝에 특히 선거법 때문이 본인이 그런 결정을 한 것 같은데, 그 점이 다른 정치인과 다른 점이면서 한계이기도 하다.

자고로 모험하지 않으면 획득할 수 없다. 정치적 타임 스케줄은 아직 뚜렷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 ‘비상장 주식’이라고 했는데 그럴 것이다. 상장하기 좋은 때를 기다린다고 보면 될 것이다.

뷰스 : 고 전 총리의 구심체는 어디인가. ‘우민회’인가.

김영환 : 아니다. ‘미래와 경제연구소’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 허나 미래와 경제연구소도 정치 결사체 아니기 때문에 구심점 역할은 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은 없거나 미약하다.
정경희 .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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