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진 법무부 장관이 23일 삼성특검법과 관련,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 장관은 23일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삼성 특검법은 헌법상의 과잉금지 원칙 및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는 데다가, 특검제도의 예외적ㆍ보충적 성격에 반하며 수사대상이 되는 기업과 국가기관의 신뢰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추될 우려가 있다"며 법사위에 재검토를 요청했다.

정 장관은 구체적으로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위배'에 대해선 "수사 대상에 포함된 2002년 대선자금 사건이나 삼성 에버랜드 사건, 삼성 SDS 사건 등은 이미 재판이 종결됐거나 계속중인 사건"이라며 "수년간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고소사건을 특검의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 등에 반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특검제도는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도 지극히 예외적ㆍ보충적으로만 도입돼야 한다"며 "이 사건의 경우 특검 도입을 정당화할 정도로 구체적인 범죄혐의가 부각되지 않았다"고 주장다.

정 장관은 또 "글로벌 경쟁시대에 국내 기업을 외국기업보다 오히려 역차별하는 조치가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특검 도입시 수사 대상이 되는 기업과 국가기관의 신뢰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추되고, 국가경제 및 국가신인도에도 심각한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결론적으로 "이번 사건은 굳이 특검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검찰에서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해 나갈 수 있다"며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삼성 특검법 채택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하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가에서는 정 장관의 이같은 입장 표명을 삼성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어, 향후 노대통령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