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평당) 4천만원에 달하는 사상최고 분양가로 분양 성공 여부가 관심을 끌었던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 리슈빌 파크'가 23일 1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 완전 실패로 끝났다.
32가구 분양에 딸랑 2명만 신청
계룡건설이 23일 분양한 도곡 리슈빌 파크의 1순위 청약 결과 총 32가구 모집에 단 2명이 신청했다.
3가구를 모집한 287㎡(86평형)에 서울 1순위에서 2명이 청약했고, 29가구를 분양한 280㎡(84평)에는 신청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최고 3천9백76만원으로 아파트 분양 가격중 역대 최고를 기록해 분양 전부터 분양 성공 여부의 건설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렸었다.
여기에 주방가구를 비롯한 모든 실내 가구는 옵션품목이며 발코니 확장을 포함한 이들 옵션가격만 총 3억원으로, 이 비용까지 합치면 실제 분양가는 평당 4천만원을 크게 뛰어 넘는다.
이들 옵션을 빼더라도 최소 평수인 280㎡(84평형)의 경우만 해도 분양가가 33억5천만원에 달한다. 건설사측은 내장재를 이탈리아 및 오만산 최고급 수입대리석 등으로 장식했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분양 성공을 자신했으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참패였다.
도곡동 금호빌라를 헐고 재건축하는 이 아파트는 총 52가구이며 분양면적 기준 280㎡(84평형) 30가구, 287㎡(86평형) 3가구, 298㎡(90평형) 18가구, 337㎡(102평형) 1가구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이번에 일반분양된 물량은 101동의 33가구다.
건설전문가들은 앞서 관계당국이 지난 15일 리슈빌 파크에 대해 당초 예상보다 높은 사상최고가 분양승인을 내줄 때부터 과연 분양에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갸우뚱한 반응을 보였었다.
계룡건설은 워낙 고가아파트인만큼 개별 마케팅을 통해 분양을 완료하겠다며 분양 실패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나, 건설업계 반응은 그렇지 않다. '도곡 리슈빌' 분양 참패는 부동산 거품 파열의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분양 참패로 결론난 도곡 파슈빌 내부 조감도. ⓒ계룡건설 서울시에서 비싸게 땅 산 뚝섬 주상복합도 초비상
'도곡 리슈빌'의 분양 참패는 서울 뚝섬 서울숲에 초고층 주상복합 건설을 추진중인 건설사들도 당황케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건축위원회를 열고 서울숲 옆인 성동구 성수동 547-1 일대 2만7천716㎡에 지하 3층, 지상 49층 높이의 아파트 4개 동, 5백46가구를 짓는 건축계획안을 최종적으로 통과시켰다.
문제의 뚝섬 용지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서울시장 재직시절 고가로 분양해 평당 4천만원대 분양을 할 때만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까닭에 한나라당 경선때도 뜨거운 논란이 됐던 땅.
현재 이곳에 주상복합을 지으려는 건설사는 한화건설과 대림산업.
한화건설의 경우 뚝섬 1블록을 맡아 231㎡(70평형) 77가구, 267㎡(81평형) 38가구, 297㎡(90평형) 75가구, 330㎡(100평형) 36가구, 376㎡(114평형) 4가구 등을 지을 예정이다. 대림산업은 뚝섬 3블록에 330㎡(100평형) 196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 건설사가 분양가를 가장 규모가 작은 213㎡(70평형)은 평당 3천만원대 후반, 그보다 큰 평수는 4천만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워낙 서울시로부터 비싸게 땅을 사들인 데다가 분양이 1년 정도 지연되면서 금융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당초 계획했던 54층보다 낮은 49층으로 허가가 나온 것도 4천만원대 분양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 <매일경제>와 국민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절반이상의 부동산업자들은 새 정권이 들어서면 부동산 규제가 풀리면서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도곡 리슈빌'의 분양 참패는 정부가 의도적으로 부동산거품을 조장하지 않는 한, 시장 자체 메커니즘상 더이상 부동산거품이 커지기 힘든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