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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 노동자들, 빗속의 '삼보일배'

<현장> 20여 해고노동자 4시간 동안 고행

사측의 부당해고 및 불법파견 사용에 대항해 2백60일 넘게 농성을 이어가고있는 금속노조 산하 기륭전자분회(분회장 김소연)가 삼보일배에 나섰다.

기륭전자분회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금천구청 앞에서 출발, 이 날 오후 2시 노동부 관악지청까지 4시간 동안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이 날 삼보일배를 진행하는 동안 조합원 20여명은 '노동자 사망'을 상징하는 소복을 입고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삼보일배 도중 비가내려 도착 장소인 노동부 관악지청에 조합원들이 도달했을 때는 땀과 빗물로 범벅이 됐다.

기륭분회, 불법파견 판정만 해 놓고 책임다했다 발뺌하는 노동부 비판

기륭전자분회 조합원들은 중재에 해결의지가 없는 당국에 실망을 표시하며 '노동자 사망'을 빗대 소복을 입고 이 날 삼보일배에 참가했다 ⓒ민노당 서울시당위원회


분회는 이 날 삼보일배를 통해 노동부를 비롯한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사측의 태도 등을 규탄했다.

이들은 삼보일배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도 참을 수도 없는 우리들은 9일 투쟁 문화제를 통해 전체 조합원이 구속을 결단했다"며 결의를 다졌다.

또 이들은 "목숨을 건 투쟁을 우리는 이제 시작하려 한다"며 "목숨을 걸지 않으면 쳐다도 안보는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가 비참하지만 우리가 투쟁하지 않고는 미래가 없음을 우리는 알고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노동부와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등의 무성의한 태도를 나무랐다.

노동부는 지난 해 8월 2일, 기륭전자 내 파견근로가 위장도급에 의한 불법 파견으로 판정을 내렸지만 이후 진행된 상황에 대해서는 사실상 검찰에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 노조와 지역시민단체들의 지적이다.

검찰 역시 아직 본 사건을 계류중이라며 대표이사 소환 등 수사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노위 역시 문자로 수시해고 당하거나 일괄정리해고 당한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진정에 대해서도 '기각' 판정을 내려 "해결의지가 있는 거냐"는 빈축을 사고있다.

기륭전자 최대지주로 부상한 SL인테스트먼트에 성실교섭 촉구

이 날 삼보일배에는 김종철 민노당 서울시장 후보가 직접와 기륭전자분회 조합원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민노당 서울시당위원회


따라서 이들은 이 날 삼보일배를 통해 노동부, 지노위, 그리고 검찰에 "당국은 사건해결의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사측에는 해직노동자들의 원직 복직과 사측의 직접고용을 거듭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3월 기륭전자 최대주주가 (주)아세아시멘트에서 SL인베스트먼트로 넘어감으로써, 권혁준 기륭전자 대표이사와 SL인베스트먼트 측이 직접 교섭에 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기륭전자 이사진에 참가하고 있는 SL인베스트먼트 측 이사들은 기륭전자 분회와의 대화를 거부했다.

이러한 장기쟁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기륭전자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동부가 해결의지를 갖고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있다.

한편 이 날 삼보일배에는 기륭전자분회 조합원 20여명을 포함해 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 민노당 금천지역위원회, 민주노총 서울본부, 한국합섬노조, 하이스코 조합원 등 70여명이 참가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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