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직 "민주화도 보수가 다 했다"?
안병직 여의도연구소장 취임으로 한나라 급속 우경화
안병직 "산업화도 민주화도 보수진영에서 다 해"
안 소장은 21일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서 이명박 대선후보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한국의 보수는 (진보보다) 특히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보수 진영에서 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진보 진영에선 한 것이 없고 기껏 제시한 게 김정일씨와 사업을 같이 하는 것인데 그런 것이 과연 진보인지 물어 봐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보수 진영은 선진화, 진보 진영은 통일을 내세우고 있다"며 "이젠 통일도 선진화의 몫이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명박 후보는 이에 "큰 발전의 시작"이라며 "안 이사장이 학자이니 관련 학자 등도 영입해 일류국가, 선진국가를 빨리 만들자"고 화답했다.
한나라당 극우화 우려
"민주화도 보수진영이 다했다"는 안 소장의 발언은 기존의 개념을 밑둥채 파괴하는 발언이어서 앞으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조차도 그동안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화합을 해야 한다"며 민주화는 광주, 재야 등 진보진영의 역사적 성과로 인정해왔기 때문이다.
안 소장 발언은 그동안 극우진영에서 주장해온 "민주화라는 것도 박정희, 전두환의 경제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이같은 발상은 다른 세력의 존재나 역할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신의 몫으로 돌리는 일방주의적 궤변에 다름아니다.
특히 안 소장이 이어 "진보진영이 기껏 한 건 김정일과 사업 같이 한 것"이란 발언은 한반도 해빙이 급류를 타고 있는 현시점에서 한나라당 집권시 남북관계가 급랭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실제로 정형근 의원 등 한나라당 일각에서 제시된 신대북정책은 극우진영의 거센 반발로 고사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안 소장은 앞서도 "당장 통일이 되면 큰일이 난다. 통일은 1백년, 2백년 후에 해야 한다"는 분단고착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안 소장은 비록 소속은 '뉴라이트'이나 그의 행태는 전형적 '올드라이트'라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다. 그는 또한 "위안부를 강제동원한 증거는 없다"는 등 식민사관에 기초한 친일적 발언으로 그동안 여러 차례 물의를 빚기도 해왔다.
이명박 후보는 안 소장을 영입하며 "큰 발전의 시작"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말하는 '큰 발전'이 '극우화'를 뜻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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