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부 의료대책은 돌려막기와 눈속임"

"정부, 구급차부터 타보라", "이대로면 의료체계 붕괴"

2024-09-03 12: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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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한 데 대해 "이를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반박했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지금 맘카페에서는 아이가 휴일에 갑자기 아프면 어떻게 할지 각종 팁이 공유되고 있다. 아이를 받을 병원이 없어 구급차에서 발을 동동 구른 안타까운 사연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 관계자들은 우선 반나절이라도 응급실에 있거나, 아니면 당장 구급차부터 타보기 바란다"며 "잘 준비된 현장만을 방문하거나 설정사진 찍고서 문제 없다고 대통령실에 보고해서는 안된다"고 질타했다.

그는 박 차관의 '409개의 응급실 중 99%는 24시간 운용 중이고, 전공의 이탈로 평상시 대비 73.4% 수준으로, 응급실 위기 상황은 아니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응급실 문이 열려 있고 병상이 비었다고 진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치료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전공의 이탈 이후 누적된 피로로 응급실 의료진이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라며 "8월 1일 현재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이 안되는 곳이 14군데, 영유아 장폐색 시술이 안되는 곳이 24개인데 이것이 정상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한응급의학의사회에 따르면 이미 지친 응급실 의료진 상당수는 사직서를 품고 있고, 이미 제출한 숫자도 적지 않다고 한다"며 "고비인 추석 연휴를 넘기더라도 응급실 의료진이 언제까지 버틸 지는 미지수다. 이대로면 응급실과 의료체계는 붕괴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8월 2일 발표한 정부 대책은 한마디로 돌려막기와 눈속임"이라며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올리고, 235명의 군의관과 공보의를 현장에 배치한다고 한다. 안보를 함께 책임지는 군의관과 지역의료를 담당하는 공보의를 빼내는 것은 새로운 의료공백을 만드는 전형적인 돌려막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게다가 군의관, 공보의를 데려오더라도 수련이 되어있지 않기에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며 "국민의 생명을 두고 이렇게 날림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숫자로 상황을 왜곡하고, 국민을 현혹시키는 탁상공론을 멈춰야 한다"며 "지금의 의료붕괴는 숨길래야 숨길 수 없으며, 이대로면 막을 수 없다. 정부는 이제라도 의료 붕괴를 막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책임있게 행동해야할 때"라며 강도높게 윤석열 정부를 질타했다.

비록 비윤 의원이기는 하나 '눈속임' '날림' 등의 표현을 동원한 안 의원의 정부 비판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위여서,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사실상 와해 단계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박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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