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진 "이재명 '비선조직'이 여론조사 조작"
"친위부대 꽂으려 비선에서 무리수. 여러 지역서 벌어졌을 개연성"
전직 <조선일보><한겨레> 기자로 재선 의원 출신인 문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비선의 농간에 흔들리는 당>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이 대표에게서 전화를 받은 경위를 상세히 밝히며 이같은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경기도 광주을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그의 글에 따르면, 그는 지난 1월 27일 오전 9시 41분에 이재명 대표의 전화를 받았다. 이대표는 대뜸 "형님이 꼴찌했데요"라고 말했다.
그가 “무슨 말이냐”고 하자, 이대표는 “후보적합도 조사결과 안태준(전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 현 당대표 특별보좌역)이 31%, 신동헌(전 광주시장)과 박덕동(전 경기도의원)이 각 11%, 형님이 10% 나왔다”고 했다.
그가 “전혀 터무니없는 수치”라고 하자, 이대표는 “거기(경기광주을)는 전략지역(최근 현역의원 불출마선언, 의원직 상실)이기 때문에 그 수치는 중요치 않을 수 있다”며 나이(만 69세) 등을 들어 불출마할 것을 종용했다.
그는 1월 27일 통화 후, 안규백 전략공천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대표 전화 받았는데, 당에서 그런 조사한적 있느냐”고 물었고, 안위원장은 “없다”며 “그럼 경기도가?”라고 대꾸했다.
‘경기도’란 이대표의 비선인 ‘경기도팀’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문 전 의원은 주장했다.
그는 "우리 캠프는 2월 2~3일 유와이텔 여론조사연구소에 의뢰하여 4명의 예비후보에 대한 적합도 조사에 들어갔다. 결과는 1등과 4등이 정확히 뒤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선거법상 이 조사결과는 공표하지 못하게 되어있어, 수치는 공표하지 못하지만 필요한 이는 열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자! 보자. 이대표가 불러준 수치의 오묘함을. 31:11:11:10. 특별당규상 후보간 적합도 차이가 2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면 단수공천할 수 있게 돼 있다"며 "그 규정에 딱 꿰어맞춘 것 아닌가"라며 '찐명' 안태준 특보를 단수 공천하기 위한 조작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안태준 특보는 친명원외조직이라고 하는 더민주혁신회의 멤버로, 작년 8월 그 멤버들 9명이 동시에 당대표특별보좌역 임명장을 받은 바 있다"며 "안특보는 지역활동을 전혀 하지 않다가 최근에야 사무소를 내고 활동을 시작했고, 지역에서의 인지도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친위부대’를 꽂으려다보니 비선에서 무리수를 둔 것이고, 누가 보아도 납득할 수 없는 수치를 조작한 것"이라며 "나는 유와이텔 조사 데이터를 가지고 이대표를 만나려 했다. 2월5일 오후 이대표에게 전화를 넣었으나, 지금 이 시각까지 응답이 없는 상태"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70년 전통의 공당 민주당에서, 정당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인 공천과 관련하여 이런 초현실적인 작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나 한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지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개연성이 다분히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정면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며 광범위한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조작이 혁신인가?"라며 "당이 지금이라도 혼미한 상태에서 깨어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정식 조사 결과"라며 "그분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은데 그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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