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년, 도쿄서 한일의원 참석속 추념식
하토야마 "나쁜 짓 한 데 대해 사과하고 책임 져야"
이날 추념식은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도쿄본부가 주최하고 주일한국대사관과 재외동포청이 후원했다. 민단은 매년 조촐한 추념식을 열었으나, 올해엔 비극 100년을 맞은 만큼 처음으로 한일 정치인도 초청해 대규모로 개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간사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일본에서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를 비롯해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대표가 참석했고,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인 자민당의 다케다 료타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추모식 참석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정부의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한국·조선인 학살에 입 다물고 있는 건 대단히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잘못에 대해선 제대로 사과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쁜 일을 한 데 대해선 정직하게 정부가 책임을 다해야 하고, 도쿄도와 가나가와현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것을 못하고 있어 유감이고 죄송스럽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배현진 의원은 참석 후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참사 100년만에 한일 정치인들이 함께 모여 관동대지진 뒤 무고하게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추모의 자리를 가졌다"며 "이 추모식이 거행된 것만 70년 넘었지만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등 알만한 일본의 주요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새로이 펼쳐가는 한일 관계가 오랫동안 풀지 못해 온 역사의 실타래를 하나씩 정성스럽게 정돈해 나가자"면서 "한 세기 넘는 엄청난 시간동안 많은 기억과 흔적들이 흩어지고 사라졌지만 역사를 바로보자는 일본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는 아니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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