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송영길 부끄럽다" "민주당, '악의 평범성'까지 보여"

"민주당, 국힘 심판하자며 자격우위 주장할 수 있겠나"

2023-04-24 12: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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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지도부는 24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돈봉투 살포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일부 민주당 의원은 송 전 대표를 감싸는가 하면 민주당 지도부도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데 대해 혹독한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 회의에서 송 전 대표의 주말 기자회견에 대해 "낡고 구태한 돈봉투 사건에 분노한 국민들은 전혀 납득하기 힘든 실망스러운 회견이었다"며 "탈당하겠다는 말을 빼고는 이번 사태에 대해 '나는 몰랐다', '당당히 소명하겠다'는 답변으로 책임회피에 급급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화살을 박지원 전 국정원장, 김민석 정책위의장 등에게 돌려 "기자회견 직후 민주당 정치인들은 앞다투어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큰 그릇이다' 등의 칭찬인지 격려인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쏟아냈다"며 "민주당이 과연 이번 비리의혹을 문제로 여기기나 하는지 의문"이라고 어이없어해 했다.

그는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는 녹취록과 '이정근 노트', 돈봉투 전주 ‘스폰’ 자녀의 이재명 선거캠프 취직 의혹, 이번 사태는 송영길과 일부 정치인이 아닌 사실상 민주당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사건"이라며 "당 지도부를 포함해 연관된 모든 인물이 자신을 스스로 내려놓고 이번 사태에 책임지지 않고서야, 그 돈은 식대에 불과하고 관행적인 일이라고 인식하고서야 다른 당 심판하자면서 자격우위를 주장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은주 원내대표도 송 전 대표를 향해 "탈당과 검찰 수사로 지겠다는 책임도 사태에 대한 회피수단일 뿐 국민에 대한 책임과 사과가 아니었다"며 "동시대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도, 우리사회 민주화를 위해 뛴 동세대로서도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돈봉투 사태는 단순한 금품수수 사건도, 몇몇 개인의 일탈도 아니다. 녹취록으로 확인된 현역 의원만 20명에 원외 지역위원장과 당직자까지 더하면 4~50명의 인사가 대거 연루된 조직적 선거범죄이자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한 중대 범죄"라면서 "송영길 전 대표는 이정근 전 부총장으로 꼬리 자르고, 민주당은 송 전 대표로 꼬리 자르며 국민에게서 일탈했다"고 민주당을 질타했다.

나아가 "여기에 300만원은 거마비와 식비 수준이라 강변하고, 물욕이 적은 사람이라며 송 전 대표를 두둔하는 모습에서는 도덕적 해이 수준으로 넘어서서 성찰 능력을 잃은 '악의 평범성'까지 엿보인다"라면서 "민주당은 당 존폐의 명운을 걸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엄정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악의 평범성'이란 600만 유태인을 강제수용소에서 학살한 나치 친위대 아이히만이 상부의 명령만을 따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에서 나온 용어로, 양심 마비 상태를 가리킨다.

이현정 원내부대표도 돈봉투 명단에 이름이 오른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신정훈 의원의 ‘진실고백운동’ 제안을 거론하며 "이런 어처구니 없는 제안이 나오게 된 것은 전적으로 돈봉투 사건의 당사자인 민주당이, 이 문제를 송영길 전 대표의 소위 ‘개인적 일탈’로 몰아가는 비겁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돈봉투 사건을 차떼기 원조부패정당 국민의힘이 나무라는 이 참담한 정치 현실 앞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두렵다"며 "그동안 두 정당 중 하나를 선택해왔던 국민들의 마음이 어떻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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