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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조선> 고문도 "새 야당 만들자"

'조선일보 3총사' 신당창당 합의? 7월 한나라 전당대회 폭풍 일듯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이 임시국회에서 6개 법안 처리를 저지하지 못한 한나라당을 신랄히 비판하며 2007년 정권교체를 위해선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를 접고 새 야당을 창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류근일씨 등과 맥을 같이 하는 주장으로, 일각에서는 5.31지방선거후 신당 창당을 위한 바람잡이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김대중 "이제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 접고 새 야당 창당해야"

김고문은 9일 <조선일보>에 기고한 '이런 한나라당으로는 안된다'는 고정칼럼을 통해 '신 야당 창당론'을 주장했다.

김고문은 "지난번 국회의 부동산 재건축 관련 법안 강행처리 과정에서 벌어진 여야 충돌을 보면서 이제 한나라당은 정권 창출의 의지도 없고 ‘반대당’으로서의 존재 의미도 상실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며 "이제 2007년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이라면 한나라당을 접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절박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고문은 최근 자신이 접한 한나라당내의 여러 목소리를 소개한 뒤 "한나라당 내 분위기를 정리하면 지금 지방단체장선거를 앞두고 당의 지지율이 크게 앞서는데 괜히 구실을 줄 수 있는 상황, 다시 말해 민생관련 법안 또는 ‘소수 강남권’에 세금폭탄 때리는 일을 막았을 때 생기는 부담감을 떠안을 이유가 없으며 굳이 ‘투지’를 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저 밀리는 척 밀려가면 된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김고문은 이어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정체성과 진로를 바꾸려 하는 좌파정권과 맞서 싸우고 있다는 우파정당의 실상이다. 이것이 2007년 대선에서 그들의 집권 연장을 저지하고 정권을 잡겠다는 보수정당의 현주소다"라고 개탄한 뒤, "이런 야당은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이념노선을 달리하는 유권자를 대변할 수 없다. 이런 야당은 집권세력의 정책방향에 반기를 든 야권세력을 포괄할 능력이 없다. 이런 야당은 이 나라의 안보와 평화의 개념을 변질시키고 있는 집권세력의 외교노선을 바로잡을 안목이 없다"고 한나라당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김고문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선거 때만 되면 공천비리에 헐떡이는 한나라당, 여당의 강행처리에 속수무책이거나 방관하는 제1 야당, 내부로부터 파열음이 터져나오는 자해적(自害的) 정당, 무엇보다 정권 장악의 의지와 투지가 없는 기회주의적 정당…. 이런 정당을 가지고는 나라를 제대로 세울 수 없다. 이런 야당은 있으나마나다"라며 "아니, 있어서 해로울 수도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김고문은 "먼저 당이 스스로 변화를 향해 건곤일척해야 한다. 만약 그러지 못하면 국민이 한나라당을 버리고 새 야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한나라당에 대해 신당 창당을 압박했다.

한나라당을 대신할 신 야당 창당을 주장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는, 젊은 시절의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 ⓒ연합뉴스


'조선일보 3총사' 신당 창당 공감대 형성?

김대중 고문의 한나라당 비판은 새로운 게 아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을 대신할 '신 야당' 창당 주장까지 펴고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김대중 고문의 창당론은 조갑제-유근일 등 '조선일보 3총사'의 공통된 주장이라는 점에서 극보수 성향의 조선일보 논객들 사이에 신당 창당에 합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기도 하다.

한 예로 조갑제씨는 지난달 1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한나라당과 경쟁할 애국정당론'이란 글을 통해 "우리 사회 30%의 골수우파층을 정치세력화하려면 이들의 뜻을 대변하는 정당이 나와 이들을 의식화시키고, 이들이 가진 자원(돈, 경험, 지식, 직위, 나이 등)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당시 언론계에서는 조씨의 '골수우파 30%론'이 그가 재직해온 <조선일보>의 '30% 골수우파 독자론'과 맥을 같이 한다는 대목에서 주목했었다. <조선일보> 고위층은 평소 "조선일보 2백만 독자 가운데 70만명은 조선일보가 어렵다고 하면 신문을 2~3부씩도 사 봐줄 골수우파 독자들로 이들은 김대중-조갑제-류근일 매니아"라며 "이들을 무시한 신문제작은 어렵다"는 입장을 개진해 왔다.

5.31후 한나라당 대권투쟁 염두에 둔 사전포석?

문제는 이들만으로는 신당 창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따라서 정가에서는 이들의 이같은 신당 창당론이 독자적 세력화가 아니라 5.31지방선거후 7월 전당대회에서 불붙은 한나라당 대권투쟁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주자 중 한명은 7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명 교체' '물갈이' 등 영남 지역당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한 대대적 당 쇄신책을 내놓고 대권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제3세력화'를 꿈꾸고 있는 소장파들도 7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등, 벌써부터 7월 전당대회가 격동의 장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징후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세력은 극보수 성향의 '조선일보 3총사'에 대해 일정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조선일보 3총사'가 과연 5.31후 예견되는 대대적 정치지형 개편의 변수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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