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금시장 경색에 "50조이상 공급하겠다"

'레고랜드 디폴트' 후폭풍으로 건설-증권사 자금조달 마비

2022-10-23 15: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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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디폴트' 후폭풍으로 공기업들조차 채권 발행에 실패하고 건설-증권사들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몰리는 등 자금시장 경색이 전방위로 확산되자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긴급진화에 나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23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추 부총리는 회의 후 "최근의 회사채 시장·단기 금융시장의 불안심리 확산과 유동성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 플러스알파(+α) 규모로 확대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가동하려는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20조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유동성 부족 증권사 지원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 사업자 보증지원 10조원 등이다.

채안펀드는 20조원 조성에 앞서 1조6천억원 규모 가용재원을 우선 활용해 24일부터 시공사 보증 프로젝트파이낸싱(PF)-ABCP 등 회사채·CP 매입을 재개한다.

캐피탈콜(펀드 자금 요청)도 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수용하고 필요시 추가 조성을 추진한다.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매입한도는 기존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늘린다.

산은·기은의 매입 프로그램 잔여 매입여력은 5조5천억원에서 10조원으로 늘리고 부동산 PF-ABCP 관련 시장 불안 안정을 위해 금융회사가 발행한 CP도 매입대상에 포함한다.

신보의 P-CBO 프로그램은 기존 미매입잔액 6천억원과 별개로 5조원 신규 여력을 확보하고, 중소·중견기업 회사채를 중심으로 지원하되 시장 상황을 고려해 건설사와 여신전문금융회사 지원도 추진한다.

PF-ABCP 차환 어려움 등으로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한국증권금융이 자체 재원을 활용해 이르면 이번 주부터 3조원 규모 유동성을 지원한다.

자금 공급은 증권사와의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증권담보대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한다.

다만 증권사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시장금리 이상의 금리를 적용하고 익스포저 규모, 차환 필요시기 등 증권사 여력과 자금 수요 긴급성을 따져 유동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건설사 위기와 관련해선 부동산 PF 시장 불안 상황에서 사업자들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자금 조달 애로를 덜 수 있도록 HUG·주금공 사업자 보증지원을 10조원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레고랜드 사업 주체인 강원도가 ABCP에 대한 보증 이행을 거부하면서 건설채 발행이 마비된 것과 관련해선 "모든 지자체가 매입 보증을 확약할 것"이라고 추 부총리는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유동성 지원을 뒷받침하기 위해 한은 대출 등의 적격담보 대상 증권에 국채 이외에 공공기관채, 은행채 등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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