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 결국 '부하 탓'하며 사의

국가보훈처 감사결과 부인하며 반발하다가 정부여당 압박에 굴복

2022-02-16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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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 감사 결과 독립유공자 자녀 장학금으로 쓸 7천여만원을 빼돌려 마사지비 등으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하던 김원웅 광복회장이 16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2019년 6월 취임 후 2년 8개월 만에 광복회 사상 처음으로 불명예 퇴진하는 것으로, 경찰이 수사를 진행중이어서 사법처리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다.

김 회장은 이날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회원 여러분의 자존심과 광복회의 명예에 누를 끼친 것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자진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사람을 볼 줄 몰랐고 감독 관리를 잘못해서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며 모든 책임을 부하직원 탓으로 돌렸다.

그는 "저는 반평생을 친일청산에 앞장서 왔다. 친일반민족언론 '조선일보'와 대척점에 서서 싸워왔다"며 "그 조선일보, TV조선에 의해 제가 무너지는 것이 더 가슴 아프다"며 횡령 사실을 첫보도한 조선일보 등을 비난했다.

이어 "그러나 운명을 거역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민족정기의 구심체로 광복회가 우뚝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1일 국가보훈처 감사 결과 발표후 "횡령을 저지른 사람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보훈처는 그 자체가 심각한 위법행위를 한 것"이라면서 "명백한 명예훼손으로, 국가기관인 보훈처가 이런 편향적 보도자료를 발표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보훈처를 비난하며 사퇴를 거부했다.

그러나 그의 행태는 대표적 '내로남불'로 받아들여지면서 비판여론이 확산돼 대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지자, 정부여당은 그의 버티기에 강한 불쾌감을 내비쳤고 결국 닷새만에 백기를 든 모양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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