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때 터진 '김혜경 폭탄'에 민주당 완전 패닉

이상민 "변호하는 데도 한계가 있네요" 탄식, 정운현 "점입가경"

2022-02-03 09: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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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설연휴 전에 대선 판세에 대해 "38선에 지금 붙어 있는 거 아닌가"라고 비유했다. 실제로 설 연휴때 진행된 여론조사들을 보면 오차범위내 접전이 다수였다.

앞으로 한달여 남은 대선운동 기간중 어느 한쪽에서 악재가 터져나오면 치명적 변수가 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그런데 설 연휴 기간중 '김혜경 폭탄'이 터졌다.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김혜경씨가 공무원들에게 약 심부름, 음식 심부름, 옷정리 등 각종 사적 심부름을 시켰다는 전 경기도 공무원의 폭로가 터져나온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 후보 법인카드까지 김씨가 소고기, 초밥 구입 등에 사용했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문제는 이같은 갑질과 세금 유용이 평소 이 후보가 주장해온 '공정'과 '정의'에 정면 배치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 후보에게 차가운 젊은세대가 가장 혐오하는 구태다. 젊은층 한표가 아쉬운 이 후보에겐 치명타가 아닐 수 없는 상황 전개다.

그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보인 김건희씨를 맹공하면서 "우리 김혜경씨를 보라"며 김씨의 '우월성'을 강조해온 민주당으로서 날벼락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전날에 이어 3일에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김씨의 갑질,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아휴, 김건희 씨 수사부터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며 물타기를 시도했으나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문재인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어제 당사자인 배모씨가 입장문을 냈습니다. 잘 보이기 위해서 일종에 과잉을 했다 라고 이야기를 했고 본인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머리를 숙였다. 후보 배우자도 그 부분에 대해서 진솔하게 인정하고 사과를 구했다"면서도 "아쉬웠던 건 설령 몰랐다고 하더라도 세심하게 살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싶고 이 부분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반성할 부분은 반성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이처럼 수뇌부는 물타기와 꼬리자르기로 이번 사태를 벗어나려 하나, 내부에서는 "김씨의 갑질, 법인카드 사용은 불법 차원을 넘어서 국민의 역린을 건드린 게 아니냐"는 절망적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대장동 사태 같은 큰 사건보다 공무원을 머슴처럼 부리고 법인카드를 남용하는 소소한 대목에 더 큰 분노를 한다"며 "앞으론 김건희가 아닌 김혜경씨가 잠적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2일 밤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한 뒤 페이스북에 “오늘 녹화하는 동안 너무 힘들었습니다. 한참 지난 지금도 뒷맛이 영 개운찮습니다. 변호하는 데도 한계가 있네요. 그리고 불편합니다”라고 탄식했다. 이 의원은 방송에서 김씨 행태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이낙연 전 대표의 공보단장이었던 정운현씨도 페이스북에 "점입가경(漸入佳境): 갈수록 더 경치가 좋아진다"는 냉소적 글을 올렸다.

이낙연계인 홍영표 의원도 이날 민주당 선대위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자격으로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변명의 여지 없이 송구하다"며 "김혜경 씨가 국민들께 사과했고 거기에 맞는 조치가 필요하다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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