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기 2대 출발, 청해부대원 300명 전원 귀국시키기로
귀국 문무대왕함 업무, 강감찬함이 대신 하기로
군은 34진 문무대왕함(4천400t급) 장병 전원의 안전한 후송을 위해 이번 작전명을 '오아시스'로 명명했다.
청해부대 활동 지역 인근의 환경적 특징을 고려한 위안과 생명의 의미를 담고 있고,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고 안전하게 복귀시켜 빠른 치유와 안식을 염원하는 차원에서 작전명으로 명명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창군 사상 첫 감염병 귀국 작전(작전명 오아시스) 일환으로 이날 오후 부산 김해공항에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2대가 순차적으로 이륙했다.
문무대왕함을 인수할 해군 파견부대와 의료진 등을 태운 이들 수송기는 청해부대가 정박해 있는 아프리카 해역 인접 국가로 향했다.
이를 위해 군 당국은 20개에 달하는 국가들과 영공 통과 협조를 위한 긴급 협의를 이날 오전까지도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수송기는 약 20시간 뒤 현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 당국은 사안의 급박성을 고려해 현지에 도착하는 대로 청해부대 34진 승조원 300명 전원을 수송기 2대에 나눠 태워 국내로 이송할 계획이다.
폐렴 증세 등으로 현지 병원에 입원 중인 일부 승조원도 이 수송기로 이송된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에어앰뷸런스처럼 전문 의료장비를 갖춘 항공기를 투입하는 긴급 후송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는 "의료진이 동행하여 현지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15명을 포함한 환자들을 철저히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송기가 현지에 순조롭게 이륙하면 청해부대 34진 승조원들은 한국 시간으로 20일 오후 늦게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프리카 현지 보건당국에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의뢰하긴 했지만, 도착하자마자 전원 국내 병원에서 PCR 검사를 다시 받게 되며 보건당국과 협조를 통해 승조원들을 격리 및 치료시설로 곧장 이송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례없는 '감염병 귀국' 사태에 문무대왕함도 국내로 조기 복귀하게 됐다.
◇ 해군 148명 파견부대 구성…강감찬함 병력 위주로 구성
국방부는 이번 작전을 위해 총 200명 규모의 특수임무단을 구성해 파견했다. 이경구(준장)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이 단장을 맡고, 해군 148명, 공군 39명, 의료진 13명 등으로, 전원 유전자 증폭(PCR) 검사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백신 접종도 완료했다.
해군은 문무대왕함 인수팀(파견부대) 148명을 동급 함정인 강감찬함(4천400t급) 병력 위주로 편성했다. 여기에는 함정 운용, 의무, 항공, 정비인력이 모두 포함됐다.
선발자 중 38%(57명)가 청해부대 파병 유경험자이며 이 가운데 2회 16명, 3회 2명이 있다.
강감찬함은 2019년 30진 등 그간 청해부대 4번의 파병 경험이 있는 한국형 구축함이다.
해군 파견부대 지휘는 양민수(준장·해사44기) 7기동전단장이 맡았다. 양 준장은 2006년 환태평양훈련(림팩) 작전 참모를 맡았을 당시 문무대왕함을 탄 경험이 있다.
이들은 화상시스템(VTC)으로 아프리카 인근 해역의 문무대왕함과 인계·인수 회의를 했다.
해군 파견부대는 현지 지역 사정을 고려해 장티푸스, 파상풍, A형간염 등 기본적인 예방 접종 백신을 준비했고 마스크와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의무물자도 구비했다. 출국부터 복귀 때까지 거칠 모든 이동 경로에 대한 사전 점검도 마쳤다.
현지 도착하면 철저한 인수인계를 위해 모든 장비를 대상으로 테크노트(Tech-Note)를 작성했다. 테크노트는 장비 작동 특성, 정비계획 등 모든 정보를 담은 기록이다.
공군은 출발 전 KC-330 항공기 내 격벽을 설치하는 등 방역 대책을 세웠다. 최단 시간 내 국내 이송과 안전한 비행을 위해 항공기 정비 및 점검에 전력을 기울였다. 항공기에는 소독액 등 방역물자와 산소통, 풍토병 예방 백신 등의 의무 물자를 실었다.
◇ 현지 도착 후 '2중 방역'…1차 방역 후 파견부대원 승선
군 당국은 해군 파견부대가 현지에 도착해 승조원과 문무대왕함을 안전하게 인수인계하는 절차도 마련했다.
국군의무사령부 방역지침에 따라 '2중 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문무대왕함 승조원들이 침실 등 개인 생활 공간과 식당 등 사용 빈도가 높은 공용구역에 대한 1차 방역을 시행한다.
이어 문무대왕함 승조원들이 하선하고 나면 파견부대 장병들이 문무대왕함에 승선해 2차 방역을 시행한다. 이때 KF94 마스크와 방역복 착용은 필수다.
파견부대 장병의 2차 방역은 함정 환기시스템 필터 소독, 함정 내외부 잔존 바이러스 소멸 작업, 모든 격실 방역 순서로 진행하고 마지막으로 함내 격실문을 모두 개방한 채 6시간 이상 환기한다.
방역 완료 구역 출입문에 방역 완료 스티커를 붙여 누락되는 곳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2차 방역 완료 후에는 본격적으로 비대면 인수 절차에 들어간다.
파견부대 장병들은 분야별로 사전 작성한 세부 체크리스트와 34진이 작성한 테크노트를 활용해 비대면 인수작업을 진행한다. 함정 시동부터 운용 전반에 관한 모든 장비를 실제 작동해 이상 여부를 점검하고 정비 현황을 확인한 후 출발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파견부대를 강감찬함 병력 중심으로 구성했지만 다른 부대 소속 인원도 있다"면서 "다른 부대 소속 인원을 고려해 팀워크 훈련을 매일 진행해 장기간 복귀 과정에 안전한 항해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군 파견부대가 문무대왕함을 인수해 현지 출발해 국내 도착까지는 평시 순항 속력으로 40~50여 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합참은 이날 오전 8시 현재 청해부대 34진 승조원 총 300명 중 100명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마무리된 결과 61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68명이 됐다고 밝혔다.
300명 중 200명에 대한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으로 추가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입원한 인원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승조원이 여전히 함정 내 있는 데다 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하면 당장은 음성이 나왔더라도 추후 양성으로 확인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큰 상황이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