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다시는 삼성이 논란에 휩싸이지 않게 하겠다"
"새 삼성 만들어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 눈물 흘리기도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두 번 다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4년 5월 아버님이 갑자기 쓰러져 경황이 없던 중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 자리가 있었다"며 "지금 같으면 결단코 그렇게 대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4년간 수감, 재판 과정에 대해 "솔직히 힘들고, 답답하고, 참담한 시간이었다"면서도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저의 불찰과 저의 잘못이었다. 제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한 "선진기업을 벤치마킹하고 연구개발에 몰두해 회사를 키우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준법 문화의 토양에서 체크하고 법률 검토를 거듭해 의사 결정을 해야 궁극적으로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또 "이번 재판 과정에서 삼성과 저를 외부에서 지켜보는 준법감시위가 생겼다"며 "실제로 회사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아직 인정받거나 자랑할만한 변화는 아니지만 이제 시작이고, 과거로 돌아갈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어느 누구도, 어느 조직도 삼성에서 예외로 남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제가 책임지고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를 만들도록 추진하겠다"며, 지난 5월 대국민 사과에서 밝혔던 `4세 경영 포기'·`무노조 경영 포기'·`시민사회와의 소통' 등을 책임지고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의 추도사에 언급한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하다)라는 말을 언급하면서 “경쟁에서 이기고 성장시키는 것은 기본이지만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아버지를 여읜 아들로서 국격에 맞는 새 삼성을 만들어 너무나도 존경하고 존경하고, 또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감정이 북받친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초 일류 기업은 지속 가능한 기업이고, 기업인 이재용이 일관된 꿈”이라며 “앞으로는 개인적 이익을 취하지 않고 오로지 사회에 기여하는 일에 집중하겠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에 대해서는 “죄를 물을 게 있으면 제게 물어달라”며 “같이 계시는 제 선배님들은 평생 회사를 위해서 헌신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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