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완료 단계에 들었으나 선진국 등이 화이자 백신을 대거 사전확보한 반면 우리는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자, 방역당국은 연내에 인구 60% 접종분을 확보하겠다고 호언하며 진화에 나섰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12일 오후 브리핑에서 "우선 연내에는 전체 인구의 60%(사용 물량)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원활하게 잘 진행하고 있다"면서 "전체 선입금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충분한 양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백신 확보를 위한 협상 과정에 대해선 "현시점에서 개별 기업과 논의 중인 사항들은 협상 과정에서 그리고 전략상으로도 모두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는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백신 1천만명 분을, 글로벌기업과는 개별 협상을 통해 2천만명 분을 각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이 이미 화이자 백신을 대거 확보한 것과 관련해선 "현재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다른 나라, 즉 유럽이나 미주 등과는 차별되게 상대적으로 잘 억제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군색한 해명을 했다.

그러면서 "물량확보 노력과는 별개로 백신의 안전성, 특히 접종 후 부작용 등을 고려해서 앞서가는 다른 나라의 접종 상황까지 보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사태에 침착하게 대비하면서 예방접종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처럼 연내에 우리나라 인구 5천만명의 60%에 달하는 3천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호언했으나, 실현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백신은 1인당 2회 접종을 해야 하는 까닭에 정부 말대로라면 6천만회분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화이자 백신은 연내 시판되더라도 내년까지 공급 가능한 13억5천만회분의 90%인 12억회분 이상을 이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에서 선구매해놓은 상황이다. 반면에 정부는 아직 화이자와 선구매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다.

화이자 백신 선구매 상황은 미국 6억회분, EU 3억회분, 일본 1억2천만회분, 멕시코 3천440만회분, 영국 3천만회분 등이며 캐나다, 호주, 칠레, 뉴질랜드 등도 선구매를 했다.

또한 임상 3상중인 다른 다국적 제약기업 3곳은 아직 개발 성공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백신이 연내 시판 돼도 우리는 구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의힘이 백신 확보 대책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이때는 외면하다가 주요국은 모두 선구매를 하고 우리만 구매가 어렵게 됐다”며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코로나 백신 확보에 한 푼의 예산도 편성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당정은 화이자 백신 성공 임박 발표가 나온 뒤에야 서둘러 9천억원대 백신 예산을 추가 편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