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한국성장률 대폭 낮추고 기업 신용등급 하락 경고
"한국기업 신용, 2014년이후 처음으로 부정적 사이클 진입"
S&P는 이날 발간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2.0%로 4.4%포인트나 내렸다. 지난 4월 2.5%에서 2.4%로 내린 데 이어 석달만의 추가 하향조정이다.
S&P는 한국 경제에 대해 "전자 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재고 수준과 세계 무역을 둘러싼 불확실성 고조가 생산과 민간 투자에 계속 부담을 줄 것"이라며 "노동 시장은 상대적으로 취약해 소비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하향조정 이유를 밝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5.2%에서 5.1%로 0.1%포인트만 낮췄다.
S&P는 이날 <높아지는 신용 위험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이라는 제목의 별도 보고서를 통해서는 "한국 200대 기업의 신용도가 차입금 증가와 실적 둔화로 인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저하되어 부정적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며 "험난한 영업환경, 공격적인 재무정책, 규제 리스크 등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한국기업들의 신용도 부담이 향후 12개월 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예고했다.
S&P는 구체적으로 "수출의존형 산업인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를 비롯해 정유 및 화학 산업의 경우 향후 1-2년 동안 어려운 영업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며 "또한 다수의 한국 기업들이 영업현금흐름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자본투자와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하는 공격적인 재무정책을 도입하고 있어 재무지표에 추가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P는 이날 보고서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우회적으로 한국기업들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조정 경고에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몰고올 부정적 영향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또다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3일 "일본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면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한국 기업의 생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무디스는 지난 3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낮춘 뒤 아직 재조정하지 않고 있으나 조만간 S&P의 뒤를 이어 하향조정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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