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사망에 한진 주가 폭등, 외국계 '사냥' 기대감?
주가 오를수록 조원태 사장의 지분 인수 부담 커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전 거래일 대비 20.63% 폭등한 3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선주인 한진칼우는 가격제한폭(29.91%)까지 치솟았다.
한진(15.12%), 대한항공우(14.49%), 한국공항(4.76%), 진에어(3.40%) 등 나머지 계열사 주가도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대한항공은 1.88% 올랐다.
이처럼 한진그룹 주가가 동반 폭등한 것은 고 조양호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가 개선되거나 주인이 바뀔 여지가 생겼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원태 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선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조양호 회장이 갖고 있던 지분 17.84%(우선주 지분 2.40% 제외) 등을 인수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선 현 주가 수준에서 1천800억원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 상속세는 30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에는 최고 세율인 50%를 적용하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 지분에는 추가로 할증도 붙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조원태 사장에게는 세금을 낼 '돈'이 크게 부족한 상태다.
따라서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조 사장이 내야할 상속세 부담은 커지고, 최악의 경우 상속을 포기해야 할 상황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시장의 차가운 판단이다.
시장은 특히 그간 조 회장 측을 압박해온 행동주의 펀드 KCGI(세칭 강성부 펀드)가 향후 경영권 장악을 위해 주식 매입을 늘리는 공세를 펴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KCGI는 한진칼과 한진의 2대 주주로서 지난달 주총에서 표 대결을 시도했다가 실패했음에 불구하고 그후에도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 회장 사망 소식에 한진 주가가 폭등한 것은 향후 조 사장과 KCGI 사이에 치열한 지분 쟁탈전이 불붙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럴 경우 국민연금의 역할, 즉 국민의 여론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향후 조 사장 등이 국민 여론을 돌릴 수 있을 정도의 쇄신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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