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靑대변인, 버티기 하루만에 결국 사퇴

"건물 매입은 아내가 나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

2019-03-29 11: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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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재개발지 건물 매입에 대한 비난여론에 결국 사퇴했다.

지난해 1월말 청와대에 입성한 지 1년 3개월만의 불명예 퇴진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떠나려고 하니 출입 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흑석동 건물 구매에 대해선 "어제 여러분들 앞에서 해명을 하면서도 착잡했다. 여러분의 눈동자에 비치는 의아함과 석연찮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다 좋은데, 기자생활을 30년 가까이 한 사람이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몰랐던 거야?' 그런 의문이었다"며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 '네, 몰랐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 이 또한 다 제 탓이다.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거다.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러분들의 보도를 보니 25억을 주고 산 제 집이 35억, 40억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군요.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주시기 바란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다"라고 힐난한 뒤 "농담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생각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내 정치적인 문제는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에 타협하고 절충하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한반도 문제는 다르다. 민족의 명운이 걸려있고, 우리가 사는 터전의 평화 번영과 직결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하노이 회담 이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자칫 어그러질 경우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겁이 난다.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기사를 작성하면서 한번만 더 생각하고 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기자회견을 통해 건물 구입이 '노후 대비용'이라며 강변하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야4당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더불어민주당까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자신의 사퇴를 청와대에 촉구하기로 하자 사퇴하기로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청와대에 사의 표명 후 출근을 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적 분노가 큰만큼 김 대변인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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