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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정동영 탈당 선언, 여권 해체 시작

김근태 "당 해체해야", 정동영 "5월 빅뱅 불가피"

'정운찬 불출마'로 공황 상태에 빠진 범여권이 김근태-정동영의 열린우리당 탈당 수순밟기로 범여권 해체 및 각개약진 국면을 맞고 있다.

김근태-정동영 탈당 시사에 정세균 당황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1일 “열린우리당은 해체하고, 민주당도 담을 허물어야 한다”며 열린우리당 해체를 주장했다.

정동영 전 의장도 이날 "5월은 정치권 전체에 빅뱅이 불가피하다"며 "그것을 위해서 내가 할 역할은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근태-정동영 전의장의 이같은 주장은 사실상의 열린우리당 탈당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근태 전의장은 탈당후 한미FTA 반대 공동전선을 짰던 진보적 민생모임의 천정배 의원 및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전선을 구축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종의 진보전선 구축을 추진하는 셈. 반면에 정동영 전의장은 '중도'를 표방하며, 앞서 탈당한 통합모임 등과의 연대를 모색하며 손학규 전지사와의 경선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정운찬 끌어들이기'에 주력했던 정대철 고문도 이달내로 탈당한다는 방침아래 세규합에 나서는 등 열린우리당내 반노-비노세력의 탈당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같은 탈당 움직임에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당황해하며 반발하고 있다. 정운찬 불출마로 그동안 자신이 주장해온 '후보중심 제3지대론'이 붕괴되면서 이들의 탈당을 막을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정 의장은 이날 김근태 전의장의 당 해체론에 대해 "정치인 몇몇이 자기들의 정치적인 이해관계나 앞으로의 선거 때문에 당을 이러쿵 저러쿵 한다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태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근태-정동영 전의장이 당 해체를 요구하며 탈당 수순밟기에 나선 범여권 분열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연합뉴스


열린당, 친노당으로 남아 독자후보낼 듯

김근태-정동영 등의 탈당 움직임에 열린우리당은 "올 것이 왔다"고 판단하며 이들의 집단탈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당 해체까지 생각할 정도로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들이 탈당한다 할지라도 열린우리당을 위협할 정도의 세력으로 크지는 못할 것으로 자신하기 때문이다.

김근태-천정배의 진보그룹, 정동영-통합모임의 중도그룹, 민주당 등으로 사분오열되면서 통합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게 열린우리당 주류의 판단이다.

현재 열린당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친노세력은 이들 비노-반노세력의 탈당으로 열린당의 컬러가 분명해 지며, 이를 계기로 친노 대선후보들을 띄우는 작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노 후보군으로는 이해찬 전총리를 필두도 한명숙 전총리, 김혁규 의원,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김두관 전장관, 문국현 유한킴벌리사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친노후보를 내세워 연말대선에서 승리하면 금상첨화이나, 최소한 2등만 해도 내년 4월 총선에서 제1 야당을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명박-박근혜 진영이 분열돼 각자 독자출마할 경우 극적인 연말대선 승리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열린당이 5월을 맞아 본격적 헤쳐모여 국면에 진입하는 양상이다.
김홍국,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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