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7일 축산농가들을 방문해 한미FTA가 아니더라도 미국 쇠고기 수입 재개는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27일 오후 강원도 평창 대화면 한우 농가를 방문, 주민 60여명과 함께 한 간담회 자리에서 "FTA가 아니면 미국 쇠고기를 수입 안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 뒤 "마치 그럴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2004년까지 수입했지만 광우병 때문에 멈춘 것이다. 미국의 경우 광우병이 발생했지만 위험요인이 배제되면 우리도 안 받을 수 없다. FTA가 아니라도 미국소는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수역사무국에서 견해가 나오고 일본, 홍콩, 대만이 (미국 쇠고기 수입을) 다 받는데 우리가 안받으면 미국이 어떤 보복의 칼을 빼낸다. 이전에 아주 시끄러워진다"며 "교역이란 압력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적인 것으로 우리가 미국에 많이 팔면 부하도 많이 걸리게 돼있다. 미국의 요구도 들어주게 돼 있고, 버티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FTA 때문에 당하는 것은 관세로, 40%의 관세가 15년간 천천히 줄어드니 미국 쇠고기도 점차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며 "15년 동안 농민들이 40% 혹은 그 이상의 경쟁력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FTA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한-중FTA에 대해서도 "중국이 FTA 하자고 얼마나 조르는지 괴롭다. 언제까지 중국과 FTA를 피할 수 없다"며 "일본이 (중일 FTA로) 중국을 선점하면 (우리를) 앞질러 가지 않을까 고민"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지금 (한중 FTA를) 못하는 것은 농업 때문"이라며 "언젠가는 가야한다고 생각하면 농업의 체질개선, 경쟁력 강화는 안할 수 없다. 농업부분이 품목별로 해외 시장을 놓고 아주 공세적으로 밀고 나갈 것은 밀고 나가고 도저히 안되는 것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고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다음 누가 대통령 할 지 모르지만 한중 FTA를 마냥 안한다고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장기적으로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농민을 보면 농민들만 보이는데 밖에 나가면 그렇지 않다"며 국가경제 전체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여러분한테 미안하고, 어차피 맞을 매이니 함께 손잡고 노력하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