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원 이사장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에 날선 공방이 오갔다.
한국당 간사인 박대출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지난 27일 방문진 국감에서 설전을 주고 받은 고영주 이사장과 신경민 민주당 의원에 대해 “서로 이 자리에서 사과하고 국정감사를 밝은 분위기 속에 시작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의원은 “고 이사장이 공영방송 이사장으로서 적절치 않는 행동을 했고 (이는) 중립성과 객관성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10년간 방송을 추행·강간해 오늘날 이 지경으로 만든, 엉망으로 만든 강간 추행범이 나를 성희롱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일축했다.
신 의원은 “(고 이사장이) 골프도 치고 좋아했던 김기춘 전 실장도 이런 짓을 안 했을 거고, 황교안 전 법무부장관도 이런 짓은 안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박대출 의원은 “민주당은 고 이사장에게 많은 불만을 가졌을지 모르지만 평생 공안검사로 살아 나름의 신념을 갖고 계신 분”이라며 “존중할 부분은 존중돼야 된다. 고 이사장을 존경하는 분이 얼마나 많은지 아느냐”고 따져물었다.
같은당 김정재 의원도 “저희 의원총회에 왔다는 걸 가지고 사람이 아니네, 강간추행범이네 하는 건 국회에서 국회의원으로서 갑질하는 것 아니냐”고 가세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반발에 신상진 위원장은 국감 시작 20분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40여 분 뒤에 속개한 국감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법 146조를 거론하면서 “묵과할 수 없는 중대사태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신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대해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한국당이 신 의원의 발언에 대해 윤리위 제소를 하겠다면 저희도 그럴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한 뒤, “신 의원이 발언을 격하게 한 것은 잘못한 일이지만 윤리위 문제로 국감장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좀 과하다 싶은 발언들이 양측에서 다 나오고 있어 국민의당으로선 보기 불편하다. 적절한 선에서 멈춰라”며 한국당과 민주당간 설전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