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15개월째 부진…IMF이후 최장
文정부 출범후 '반짝' 좋아졌다가 다시 원대복귀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후 크게 높아졌던 경기호전 기대감이 두달 연속 하락하면서 정부 출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월 전망치는 92.4를 기록, 15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에 미치지 못했다. BSI 전망치가 100을 웃돌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는 IMF사태 전후인 1996년 7월부터 1999년 1월까지 31개월 연속 기준치 아래에서 맴돈 이후 최장 기록이다.
BSI 전망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6월 99.1까지 수직 상승했다가 7월 95.6으로 하락한 뒤 이번에 더 낮아지며 92.4로 급락하며 정부 출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 완화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사드보복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자동차, 관광업계, 화장업계 등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데다가, 트럼프 미국정부의 한미FTA 재협상 요구 등 대외 요건이 악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전망치를 업종별로 구분하면 제조업(92.4)과 비제조업(96.7) 모두 지난달 전망치(92.2, 100)보다 하락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7월 실적치 역시 27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89.9, 비제조업이 94로 모두 전월(93.4, 96.8)보다 낮아졌다.
또 고용(100.7)을 제외한 내수(93.8), 수출(95.7), 투자(95.7), 자금 사정(99.8), 재고(103.6), 채산성(94.5) 등 모든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재고는 100 이상일 때 재고과잉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품이 알팔려 창고에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기업 심리가 장기간 위축되면서 일시적 불황이 아닌 '구조적 불황'에 빠져든 게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15년간 1∼8월 전망치 평균을 보면 2000년대에는 닷컴버블 붕괴(2001), 카드대란(2003),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 등 부정적 거시변수가 발생한 해를 지나면 곧바로 기업 심리가 회복되면서 전망치가 호조로 돌아섰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6년 연속 평균 전망치가 기준선을 넘지 못했으며 2014년 이후에는 3년 연속 하락을 거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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