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출발 크루즈선 부산기항 무더기 취소…사드 보복
부산경제에도 타격 오기 시작
5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기준으로 올해 31척의 외국 크루즈선이 261회에 걸쳐 부산항에 기항하겠다고 신청했지만, 새해 벽두부터 취소 통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일 기준으로 3척이 26회 기항을 취소했다.
MSC사의 리리카호(6만5천t급)가 애초 43회 기항하기로 했다가 21회로 절반 넘게 줄였고, 프린세스크루즈사의 마제스틱호(14만2천t급)는 13회에서 11회, NCL사의 노르웨지안 조이호(16만4천t급)는 8회에서 5회로 부산기항을 축소했다.
이에 따라 크루즈선을 타고 올 관광객 수도 지난해 말 예상한 65만8천580여명에서 59만5천900여명으로 줄었다.
마제스틱호와 노르웨지안 조이호는 올해 부산에 새로 기항하는 초대형선이다.
한번 기항할 때 타고 오는 관광객 수는 평균 3천560명과 4천88명에 이른다.
기항횟수를 가장 많이 줄인 리리카호는 1천968명이다.
항만공사는 갑작스러운 무더기 기항 취소의 배경이 무엇인지 파악하느라 애를 쓰고 있다.
일부 선사가 "배를 빌리는 게 쉽지 않아 기항을 축소한다"고 밝혔지만, 항만공사는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이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처가 다양한 형태로 노골화하고 있어 이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부산에 기항하는 외국 크루즈선 대부분이 중국 상하이나 톈진에서 출발하고 승객 대다수가 중국인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크루즈선을 이용한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규제하면서 승객 모집이 어려워진 신규 취항 선사 중심으로 부산항 기항 취소 사태가 벌어질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제주에 22만t급 크루즈선까지 수용하는 강정항이 올해 7월에 문을 여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항만공사는 분석했다.
실제 부산항 기항을 줄인 외국 크루즈선사들이 제주항 기항횟수는 계획대로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항만공사는 중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의 기항 취소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한다.
한 관계자는 "취소 사태가 더 이어지면 올해 부산을 찾는 크루즈 관광객이 지난해 57만명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부산을 찾는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2011년 5만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0배 이상으로 늘어 지역 관광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올해는 무더기 기항 취소라는 악재를 만나 심각한 고비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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