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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장단점 '분석보고서' 파문

<매일신문>, "강재섭 참모, 지난해 '한나라 빅3' 분석보고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고심하던 지난해 그의 참모가 작성했다는, 이명박-박근혜-손학규 '빅3'의 장점과 약점을 분석한 보고서가 지역언론에 의해 공개돼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강 대표 지역구인 대구의 <매일신문>은 23일 "강 대표가 지난 해 대선출마를 선언한 당시 자신의 한 참모를 통해 이 전 시장, 박 전 대표, 손 전 지사의 장단점을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며 단독 입수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대선후보군 분석 참고자료’라는 명칭의 보고서는 A4 용지 26쪽 분량으로 지난 해 3~6월 강 대표가 대권 출마를 저울질하던 무렵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추진력 강하나 각종 의혹이 최대 약점"

보고서는 먼저 이명박 전 시장과 관련, 서울시장 재직 당시 청계천 복원과 서울시 대중교통개선 등에서 보여준 강한 추진력에 후한 점수를 줬다. 또 이 전 시장을 경제살리기 적임자로도 평가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 전 시장의 재산문제와 비리 등 각종 의혹을 최대 약점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이 전시장의 수백억원대 재산문제 외에 “1998년 검찰의 포철비리 수사시 도곡동 부지매입(명의신탁 가능성) 관련의혹 및 매각비용 사용처, 현 보유자산의 현대 관련설, 청계천 재개발 비리 관련(양윤재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4억원 뇌물 수수사건)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만 66세로 고령인 나이와, 외모가 방송에서 호감을 주기엔 미흡한 점, 불교계 반감, 병역면제 경력, 독선과 아집 등 세세한 부분도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이명박보다 강점 많으나 뚜렷하지 못해"

보고서는 박근혜 전 대표와 관련해선, “이 전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한편으로 그 강점들이 뚜렷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박 전 대표의 최대 강점으로 “인기연예인에 버금가는 대중성”과 “원칙에 입각한 정치활동”, “부드러운 외모”,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 후광” 등을 꼽았다.

약점으로는 “정치적 리더십과 용인술이 부족하다는 평”, “스킨십ㆍ포용력도 부족하다”, “계보정치 탈피를 외치며 자기사람 만드는 데 열정이 없다는 것”, “경제적 식견도 부족해 참모들이 써주는 대로 낭독한다”고 분석했다. 여성으로서의 한계, 조직과 자금의 한계 등도 약점으로 지적했다.

"손학규, 참신하나 자생력-대중성 부족"

보고서는 손학규 전 지사와 관련해서는 약점으로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것. 교수 출신 한계, 김영삼(YS)에 의해 키워진 인물” 등을 꼽았다. 또한 보고서는 “손 전 지사의 경우 정체성도 모호하다”며 “지역기반 없음, 대중성 부족, 우유부단한 성격(행정복합도시 건설에서 모호한 입장)” 등을 약점으로 거론했다.

강점으로는 "참신성, 개혁성, 유연성" 등을 꼽았다.

손학규 전지사 탈당전 빅 3와 함께 자리를 같이 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그도 한때 대선도전을 꿈꾸던 잠룡이었다. ⓒ연합뉴스


강재섭 "보고서 작성 지시한 바 없다"

강 대표는 지난 해 3월 15일 연세대 리더십센터 초청 특강에서 “남과는 다른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언론들은 5선으로 대구ㆍ경북(TK) 출신인 그가 출마할 경우 ‘빅3’ 대선 구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당시 1주일에 한 번 2~3시간씩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강의’를 듣는 등 대권 수업을 받기도 했다. 그는 “내가 아직은 ‘변수’지만 곧 ‘상수’가 될 것”이라며 “대권시장에 ‘강재섭주’가 상장되면 지지율이 연말에는 8~10%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그러나 지난 해 7월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고심 끝에 경선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경선은 ‘이명박-박근혜’ 양 주자의 대리전으로 전개돼 이명박계인 이재오 후보를 제치고 당 대표가 됐다.

강 대표는 <대구매일> 기사가 나가자 즉각 자신의 무관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매일신문>에 따르면 강 대표는 “그 자료는 보고받지도 않았으며 직접 지시한 바도 없다”며 “다른 후보들을 평가하는 내 시각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는 “우리 보좌진이나 참모가 직접 만든 자료가 아니며 당시 수많은 참고자료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서 올라왔는데 이를 어떻게 다 확인할 수 있느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양진영이 극한적 대립양상을 보이고 손학규 전지사는 탈당까지 단행한 어지러운 시점에 문제의 보고서가 보도됨에 따라 강 대표측은 향후 당대표로서의 입지가 한층 어려워지는 게 아닌가 하고 후유증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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