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우조선 매입한 수천만원짜리 명품시계들 '행방' 추적
파텍 필립 시계 다수 매입, 최저가 2천만원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남상태(66·구속기소) 전 사장의 재임 시기를 중심으로 회사 측이 파텍 필립 시계를 다수 사들인 것으로 확인하고 행방을 추적 중이다.
1851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파텍필립은 극히 소량의 최고급 시계를 제작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이 회사 손목시계는 가장 싼 것도 2천만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파텍필립은 오데마 피게, 바쉐론 콘스탄틴과 더불어 '세계 3대 명품 시계' 제조사로 손꼽힌다.
검찰은 대우조선 관계자들로부터 파텍필립 시계를 사들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의 회계장부 등을 통해서도 파텍필립 구입이 확인됐다.
대우조선 측은 평소 관례상 영업 목적으로 이들 시계를 구입해 선박을 발주한 해외 선주들에게 선물로 건넸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대우조선이 영업용이라며 사들인 파텍필립 시계 중 일부가 로비 등 다른 용도로 정당한 대상이 아닌 인사에게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이들 시계의 행방을 추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우조선 고위 관계자들이 회사 사업 목적으로 사들인 시계를 개인적으로 사용했을 가능성,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와 관련한 선물 용도로 쓰였을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를 해주겠다고 제안하고 나서 대우조선으로부터 2009∼2011년 홍보대행비 및 자문료 등 명목으로 20억원가량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뉴스컴) 박수환(58·여) 대표를 구속했다.
검찰은 연간 매출액이 80억원대에 이른 뉴스컴의 수익금 등 박 대표 주변의 자금 흐름을 광범위하게 추적하면서 이들 자금이 실제 대우조선의 인사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지위에 있던 유력 인사들에게 흘러들어 갔는지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박 대표가 평소 친분을 과시했던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나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등에게 금품 일부가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수사팀은 특히 송 전 주필이 박 대표 외에도 남 전 사장과 고재호 전 사장 등 대우조선의 전 최고 경영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에 주목해 그를 출국금지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송 전 주필은 대우조선의 초청으로 2011년 9월 이탈리아와 그리스, 영국 등지에서 8박 9일간의 호화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폭로되고 나서 논란이 일자 사표를 냈고, 회사는 이를 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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