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석달만에 사상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우며 1430선을 돌파했다. 기업실적 악화라는 근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외국에서 몰려드는 자금에다가 삼성전자-포스코 등이 주가방어에 적극 나선 결과이다.

각종 악재에도 수직 상승

14일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발표에 힘입어 장중 1434.68까지 올랐다가 상승폭이 다소 줄어 전일 대비 27포인트(1.92%) 오른 1432.72에 장을 마쳤다. 올해 1월16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인 1421.79를 넘어섰으며 1월17일에 도달한 장중 최고가인 1426.21도 돌파했다.

코스닥도 이틀째 반등세를 이어가며 7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7.18포인트, 1.03% 오른 704.57을 기록, 지난 1월19일 705.57에서 종가를 기록한 후 석달여만에 다시 700선 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포스코 자사주 방어

이같은 주가 상승은 삼성전자와 포스코(POSCO) 등 주요 기업들의 1.4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데다가, 삼성전자와 포스코가 적극적으로 주가방어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문가들의 기대치보다 낮은 실적발표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석달간 1조8천여억원을 동원해 자사주를 매입한 데 힘있어 이날 2.66% 올랐고, 포스코 역시 주가를 올려 기업경영권을 방어하겠다는 발표후 최근 사흘 동안 12% 가까이 올랐다.

2.4분기에 1500선 넘어 1600선도 갈 수 있을 것

코스피지수가 상승국면에 재진입하면서 1500-16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낙관론을 제시해온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이 경기와 기업이익의 안정적인 증가속에 1분기 조정국면에서 벗어나 상승추세로 복귀했으며, 환율과 고유가 등 해묵은 악재는 더 이상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지 못할 것"이라며 “2.4분기에 155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발표와 함께 1분기 실적 우려를 털어낸데다 자사주 취득 소식으로 하방경직성을 확보하면서 주식시장이 완연한 상승추세로 복귀, 2차 강세장에 접어들었다"며 "환율과 기업실적은 바닥을 지나고 있으며 우려했던 수급 둔화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되지만 최근 주가 오름세는 다소 가파르다"고 지적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부진한 기업실적에도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효과와 기업 M&A 가치가 부각되면서 지수가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2.4분기에는 1500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환율 등 위험 요인 따른 변동성 확인해야

그러나 주가 상승세가 사상최고가를 돌파하는 등 급격한 흐름을 보임에 따라 유가와 환율 및 최근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국제 원자재가격 등 주변 환경에 관심을 기울이는 등 향후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양경식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기업실적 우려와 유가, 환율 등 위험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며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이 1.4분기보다 악화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며, 글로벌 경기가 정점에 다가서고 있는 점과 함께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조 부장도 "IT경기회복 지연 가능성과 미국 금리인상, 유가 불안 등이 위험 요인"이라며 "지나치게 낙관하기 보다는 조심스럽게 주변 변수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