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력, 한국 턱밑까지 추격...한류도 위태"
한-중 제조업 기술력 3.3년으로 좁혀져, 한류도 3년내 추격
23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월15일부터 지난 10일까지 70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와 중국의 제조업 기술격차가 3.3년으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년전 조사때의 3.7년보다 0.4년이 줄어든 수치다.
모든 업종에 걸쳐 전반적으로 격차가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경공업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셌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의 맹추격에도 우리나라 제조업의 기술수준은 도리어 퇴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지금까지 조사에서 우리 기업들은 기술수준이 계속 향상되고 있다고 답해왔으나 이번에는 처음으로 하락했다.
국내 기업들이 평가한 제조업의 상대적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 대비 80.8%로 4년전 조사때의 81.9%보다 1.1%p 하락했다. 세계 최고 기술수준이라 응답한 기업 비중도 9.5%로 4년전 조사때의 14.7%보다 크게 하락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퇴보가 심각해, 세계 최고기술 대비 78.8%로 조사됐다. 이는 4년전 조사때의 83.3%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이같은 기술력 퇴화는 장기불황과 수익감소로 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됐기 때문. 설문대상 기업중 연구개발을 수행한 기업은 70%로 4년전의 81.8%에 비해 급감했다. 특히 정보통신산업은 연구수행 기업숫자가 전체의 94%에서 74.2%로 대폭 줄어들었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들은 정부에 규제 완화보다는 자금 지원을 바랬다. 기술개발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역할로서는 연구개발 자금 지원(48.0%)이 가장 많고, 이어서 연구인력 양성(16.4%), R&D 제도·규제 정비(11.8%) 등의 순이었다.
문제는 이처럼 그동안 우리경제가 절대의존해온 중국의 맹추격으로, 그동안의 중국 특수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조업은 물론이고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업도 마찬가지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메릴린치의 피터 황 부사장은 지난 12일 주한상공회의소와 무역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국은 반제품을 중국에 많이 수출해왔다"며 "하지만 중국이 그동안 한국의 반제품을 수입해 완제품을 수출하던 구조를 기초에서 완제품까지 다 만드는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중국이 또한 경제구조를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업 중심국가인 한국이 중국에 내다팔 서비스품이 많지 않아 고전할 것이란 의미였다.
<1박2일><꽃보다 할배><삼시세끼><신서유기> 등으로 유명한 나영석 PD는 17일 NH증권 주최 강연에서 "중국에서 계속 이쪽 업계에 돈을 뿌리는 것도 3년 정도면 끝날 것"이라며 "예전에는 중국이 포맷이나 대본을 사갔지만, 이제는 아예 PD, 작가 등 핵심 역량을 사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핵심 역량을 데리고 1~2년을 일하다 보면 콘텐츠가 우리나라와 굉장히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3년내 한류 특수가 끝날 수도 있다는 경고였다.
요컨대 단순히 중국경제가 요즘 저성장 국면에 빠져들고 있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중국경제가 호전되더라도 중국에 팔만한 상품이 없어져 한국경제가 벼랑끝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적색경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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