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오늘도 입장표명 없다", 친박 당황
금일 의총 소집 여부 관건, '사정 기류' 확산에 비박 동요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개포동 자신의 자택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금일 입장 표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기자들은 재차 '조만간 입장 표명을 생각하고 있나'라고 묻자 유 원내대표는 "아니다"라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거듭 분명히 했다.
그는 '시기를 정해놓고 좀 고민을 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당내 주장에 대해서도 "아니다. 뭐 그런 거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친박계가 이날 오전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재신임을 묻기 위한 의총 소집을 하겠다고 벼르는 데 대해선 "제가 의총을 요구할 생각은 없다"고 답해, 친박계의 의총 소집을 피할 생각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유 원내대표의 이같은 자진 사퇴 거부는 전날 친박좌장 서청원 최고위원, 김무성 대표 등과의 잇딴 단독 회동에서 자진사퇴를 권유받았으나 자진사퇴할 생각이 전무함을 분명히 밝힌 것이어서, 친박-비박간 정면 충돌은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유 원내대표는 측근들에게 의총을 통해 불신임을 받지 않는 한, 자진사퇴할 수 없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유 원내대표가 강고한 태도를 보이자, 친박진영은 적잖이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유승민 몰아내기'의 선봉에 선 김태흠 의원은 현재 친박의원 16명이상의 의총 소집 요구서명을 받아놓고, 유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의총 소집을 요구해 의총에서 몰아내겠다고 호언해왔다.
또한 김태흠 의원 주도로 정우택, 이장우, 김현숙 의원 등 충청권 친박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갖기로 하는 등, 지역별 모임을 갖고 사퇴 여론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친박은 앞서 의총에서는 유 원내대표 재신임 결과가 나왔지만, 이번에 새로 의총을 소집하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비박계 의원들 상당수가 '살아있는 권력'인 박 대통령과의 정면 충돌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최근 검찰이 '포스코 비리' 등 MB정권 비리에 다시 사정의 칼날을 들이내기 시작하자 상당히 동요하는 기류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조중동 등 보수지들도 입장을 바꿔 유 원내대표 사퇴를 압박하고 나서면서 비박진영의 동요는 확산되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총을 소집할 경우 표결 결과를 확신할 수 없어 친박이 과연 이날 의총 소집요구서를 제출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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