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들 "최루액 섞은 물대포라니...참 잔인한 정권"
"시행령 강행처리되면 중대 결단 내릴 수밖에"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며 전날 밤부터 경찰과 격렬히 충돌했던 유가족과 시민들은 2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는 가족과 국민들에게 심지어 캡사이신을 난사하는 정부. 이 정부를 누가 국민을 위한 정부라 하겠는가! 도대체 이 나라엔 대통령이 있기나 한가!"라고 정부를 질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어제 경찰은 차벽과 캡사이신, 그리고 일반 물대포도 모자라 최루액을 가득 섞은 물대포를 세월호 유가족을 겨냥해 마구잡이로 쏘아댔다. 자식과 가족을 잃고 1년 넘게 울어온 유가족들은 농도조차 짐작하기 어려운 최루액 물대포에 맞아야 했고 고통스러워 했다. 눈물이 모자라 수포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참으로 잔인하고 잔인한 정부가 아닐 수 없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정부는 그러나 오는 6일 국무회의를 열어 차관회의를 통과한 시행령안을 강행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회견문 전문.
<경찰 폭력 탄압 규탄 및 유족행진 보장시행령 폐기 촉구 기자회견문>
어제 세월호 가족들과 국민들은 대통령의 쓰레기 시행령 폐기에 대한 대답을 듣기 위해 걸어서 청와대로 가려 했다. 밤을 새워 대답을 기다렸다. 정부가 차관회의에 올린 시행령은 본질적으로 바뀐 것이 없었다. 특조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시행령은 글자만 바꾼 수정이 아니라 폐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경찰의 대답은 차벽과 캡사이신 그리고 물대포였다.
무엇이 두려운가 ? 자식 잃은 부모와 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두려웠는가? 아니면 진실을 감추는 시행령의 진면목이 두려웠는가? 어제 경찰은 차벽과 캡사이신, 그리고 일반 물대포도 모자라 최루액을 가득 섞은 물대포를 세월호 유가족을 겨냥해 마구잡이로 쏘아댔다. 자식과 가족을 잃고 1년 넘게 울어온 유가족들은 농도조차 짐작하기 어려운 최루액 물대포에 맞아야 했고 고통스러워 했다. 눈물이 모자라 수포가 발생하기도 했다. 참으로 잔인하고 잔인한 정부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탄압은 진실을 향한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의 발걸음을 멈출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세월호 가족분들의 바램은 간명하다. 아이들이, 가족들이 왜 스러져갔는지 알고 싶을 뿐이다. 이는 304명의 별들의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만들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너무나도 당연한 요구의 답을 듣기 위해 가족들은 너무나도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진상조사를 위해 특별법 제정에 막무가내로 반대하더니 급기야 쓰레기 시행령으로 진상조사를 가로막으려 하고 있다.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는 가족과 국민들에게 심지어 캡사이신을 난사하는 정부. 이 정부를 누가 국민을 위한 정부라 하겠는가! 도대체 이 나라엔 대통령이 있기나 한가!
그래서 세월호 가족들은, 국민들은 진실을 인양하는 발걸음을 멈출 수 없다.
박근혜 정부는 5월 6일 국무회의에서 쓰레기 시행령을 강행 처리하려 하고 있다. 세월호 가족들과 국민들은 온 힘을 다해 이를 저지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령이 강행처리 된다면 중대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음을 명확히 밝히는 바이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우리는 어제 모인 사람보다 숫자가 적어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어제부터 지금까지 함께 한 모든 사람들의 의지가 지금 이 곳에 있다고 자신한다. 그 모두의 의지와 마음으로, 우리는 가족들과 함께 마무리할 수 있을 때까지 이 자리에 함께 할 것이다. 그리하여 4.16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다른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
2015 년 5월 2일
범국민철야행동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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