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민노총, 경찰과 격렬 충돌
30명 연행, 부상자 속출
경찰은 이날 종로구 안국동 로터리의 세월호 집회에서만 18명을 연행하는 등 총 30명의 시위 참가자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소속 회원 등 1천300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8시30분께 안국동사거리에서 세월호 문화제를 하고 9시25분께부터 도로를 점거한 채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행을 시도했다.
이날 집회는 당초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유가족들이 장소를 바꿨다.
유가족 120명을 포함한 시위대는 경찰 차벽이 안국동 로터리를 둘러싸자 율곡로4길 골목 우회로로 향했으나 캡사이신 최루액 등을 앞세운 경찰력에 가로막혔다.
시위대는 이 과정에서 경찰 버스를 쇠막대기 등으로 때리거나 밧줄로 묶어 잡아당기는 등 차벽 무력화를 시도했다.
일부 과격 참가자들은 경찰 버스에 불을 붙이려고 시도했으나, 다른 참가자들이 이불 등으로 덮어 껐기 때문에 버스에 불이 옮아붙지는 않았다.
시위대는 이 밖에도 경찰의 방패와 보호복, 폴리스라인용 펜스를 빼앗는 등 경찰과 수시간째 격렬히 대치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불법·폭력 집회를 중단하라고 6차례 해산 명령을 내리고 현행범 체포를 경고하며 살수차를 동원해 캡사이신을 섞은 물포를 쏘는 등 강력히 대응했다.
집회 참가자 중 30대 후반∼4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이모씨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50대로 보이는 한 남성도 지병 악화로 병원에 호송됐다.
또 집회 주최 측은 대학생 안모씨가 다쳐 구급차에 실려갔다고 밝혔고, 세월호 생존 학생 학부모 대표인 장동원씨도 물포를 맞아 넘어지는 등 부상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2명도 조계사 인근 골목에서 시위대와 충돌해 다쳤다.
경찰과 시위대는 오후 11시40분께까지 격렬히 대치하다 소강상태를 맞았으며, 시위대는 2일 0시를 넘어서면서 노숙 농성으로 전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노동절 집회 참가자 중 1만4천여명(경찰 추산)도 집회 후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민주노총 시위대는 을지로2가와 종로2가 방면으로 행진하다 오후 5시께부터 미리 신고한 행진 경로를 벗어나 안국동로터리와 창덕궁, 운현궁 등 방향으로 대오를 나눠 청와대 방면으로 향했다.
이에 경찰은 시위대의 행진 경로를 차벽으로 막았으나 시위대는 이를 뚫으려고 밧줄 등으로 차벽용 버스를 묶어 잡아당기며 대응했다.
경찰은 캡사이신 최루액과 소화기액 등을 뿌리며 이들을 저지하고, 시위대 중 4명을 연행해 노원경찰서와 성동경찰서로 호송했다.
민주노총 시위대는 오후 7시20분께 종각역사거리에서 정리집회를 하고 해산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안국동사거리의 세월호 집회에 합류했다.
아르바이트 노조 조합원 8명도 이날 오후 1시50분께 서울 종로구 관훈동 맥도날드에 들어가 점거 농성을 벌이다 혜화경찰서로 연행된 바 있어 이날 집회 관련 연행자는 모두 3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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