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맹공 "궁중비사에나 나올법한 암투"
정윤회 파동 계기로 '이원집정제 개헌' 드라이브 재가동
김성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 며칠 사이에 언론사간에 대리전 양상까지 띠면서 진흙탕 진실게임으로 논란이 번지고 있다"며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당장 하루하루 먹고 사는 문제가 급한데 이 뉴스를 보면 무슨 삼국지도 아니고 또 궁중비사에서 나올 법한 그런 암투와 의혹들로 도배가 되고 있으니까 짜증스러운 일"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청와대는 권력의 권부(權府)다. 권부에서 이런 볼썽 사나운 내용들이 이렇게 많은 언론들을 통해서 회자되고 있다는 이 자체가 한마디로 많은 국민들이 국정운영에 대한 얼마나 큰 걱정을 하겠나"라고 힐난한 뒤, "한마디로 정국이 소모적인 정쟁거리를 또 우리 청와대가 또 제공해준 거다. 이걸 야당은 또 가만있을 리가 없다"고 청와대를 질타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이 정윤회라는 사람이 어떻게 됐든 간에 청와대 대통령 주변의 핵심비서관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비선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지금 지적 아니겠나"라며 "그렇게 정상적인 통로, 절차, 또 과정이 아닌 이 비선이 살아서 움직이는 조직은 결코 건강하고 바람직한 조직이 아니다"라고 '비선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정병국 의원도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윤회 파문과 관련, "국정운영 전반이 투명하지 못하고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비선, 소위 말하는 권력실세가 대두되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정부에 대한 신뢰와 권위는 추락하게 되고 공직기강은 해이하게 되면서 이것이 국정농락이 되고 그렇게 되면서 대통령의 레임덕은 시작되는 역사적 현실을 봤다"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이어 "각 부처 위에 청와대 비서실이 군림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싶다"며 "대통령이 장관과 직접적으로 장관과 논의해야 하는데 장관이 비서나 비서실을 통해서 대통령과 접근하는 이 체제가 존속하는 한, 이러한 일은 계속 누가 대통령을 하든, 어떤 과정이 되든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박 대통령 불통의 구조적 문제점을 거듭 지적했다.
원유철 의원도 "소위 ‘청와대 정윤회 문건 파문’ 때문에 국민들의 걱정이 커져가고 있는 것 같다"며 "12월의 거센 한기를 뚫고 여야가 12년 만에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는 새로운 희망을 보여줬지만 또 다른 한파가 찾아온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번 문건파문 사건의 본질은 ‘과연 비선라인이 존재하는가’, 그리고 ‘대통령 기록물인 청와대 내부 문건이 어떤 경로로 외부로 유출되었는가’하는 것"이라며 "이미 검찰이 본격수사에 착수한 만큼 검찰은 성역없이 투명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모든 의혹들을 파헤치고 그 진실을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검찰의 수사와는 별개로 청와대는 내부의 보안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인사와 검증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하게 점검하여 다시는 국정 전반에 부담을 주는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친이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불참하면서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으나, 이번 사태를 박 대통령 반대로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개헌 논의를 되살리는 계기로 살리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의원은 2일 자전거 동호인 모임들로 구성된 애국민본 회원들 모임에서 “5년 단임 대통령이 이후 어떻게 됐나. 노태우 전 대통령은 감옥 갔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아들과 측근이 다 구속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들 3명이 다 사법처리되고 측근들이 다 감옥 갔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본인이 돌아가셨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친형이 구속됐다”며 “측근 실세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온갖 나쁜짓을 하니까 정권이 끝나면 모두 감옥에 갈 수 밖에 없다”면서 우회적으로 정윤회 사태를 힐난했다.
그동안 친박이 MB정권을 겨냥한 4자방 국정조사를 수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온 데 대해 반발하던 친이계는 정윤회 파동을 반격의 계기로 삼아, 대통령중심제의 문제점을 집중부각해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추진하려는 속내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어 여권내 갈등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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