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힐난 "朴대통령, '섬뜩한 말' 그만하고..."
"관가와 기업에선 정권의 초조감으로 받아들여"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규제 완화 폭과 속도가 대통령 뜻처럼 움직이지는 않는 모양"이라며 "그렇다 보니 이 문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유독 자극적 표현을 많이 쓰고 있다"며 위의 박 대통령 발언들을 열거했다.
사설은 "대통령은 올 들어 규제 개혁 상황을 점검하는 민·관 합동 회의를 두 차례 열었다. 회의에 민원인을 참석시켜 얘기를 들은 뒤 즉석에서 장관들에게 해결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관료 사회에는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직접 지시한 규제 완화마저도 미적거리며 실행하지 않는 사례가 부지기수"라며 박 대통령의 지시가 먹혀들고 있지 않음을 지적했다.
사설은 이어 "대통령이 강한 표현으로 다그쳐서 규제가 획기적으로 없어지기라도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일선 관가와 기업에선 정권 차원의 초조감을 드러내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더 나아가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 핵심에서 '관피아(관료+마피아)'라는 표현을 공개적·반복적으로 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행정부의 수반(首班)이 관료 집단을 국정의 동반자(同伴者)가 아닌 개혁 대상 내지는 장애물쯤으로만 여기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설은 결론적으로 "국정의 목표와 방법이 아무리 옳다고 해도 강도와 속도 조절 등이 능수능란하지 않고서는 성공한 정권으로 평가받기 어렵다"면서 "이 정권도 이제 실적(實績)으로 평가받을 시기가 됐다"며 자극적 말 대신 실적으로 입증할 것을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1면 팔면봉을 통해서도 박 대통령의 "규제 한꺼번에 단두대에서 처리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단단한 덩어리규제 잘라내려면 칼날부터 갈아야"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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