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세월호 유족에게 직접 세례
십자가 도보순례 이호진씨, 세례명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7시부터 30분간 종로구 교황청 대사관에서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56)를 위한 단독 세례 성사를 비공개로 집전했다. 이 씨의 세례명은 ‘프란치스코’로 정했다.
이 씨는 지난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미사 직전 제의실 앞에서 교황에게 세례를 요청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수락했다.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 세례 성사를 집전한 것은 처음이고, 이 씨는 교황에게 단독으로 세례를 받은 첫 한국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례를 마친 뒤 이 씨에게 메달과 성경책 등을 선물했다.
이 씨는 세례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교황님이 제 이마에 성수를 직접 부어주셨다"며 "진정한 신앙인으로 살아달라고 말씀하셨고, 저는 교황님에게 끝까지 건강하시고 아이들을 위해 잊지 말고 기도를 부탁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님은 결코 세월호 유족들을 잊지 않았고 저와 김학인 씨가 왜 900km를 걸었는지도 알고 있었다"며 "모든 의식이 끝나고 교황님과 안에서 사진 촬영과 몇 번의 작별인사를 마치고 출입문을 나서려는데, 뒤에서 교황님이 불러주셔서 또 작별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한이 없다고 해도 될 것 같다"며 "졸지에 승현이를 잃고 엄청난 충격, 슬픔, 분노가 있었는데 교황님을 뵙고 난 후 상당 부분 없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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