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이석채 KT회장, 결국 사퇴키로
"솔로몬왕 앞의 어머니의 심정으로 사퇴"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최근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이사회에 결코 임기 전에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사의를 밝힌 뒤 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솔로몬왕 앞의 어머니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다"고 사의 표명 사실을 전했다.
그는 "IT시스템의 혁신이 막 자리를 잡아가고 글로벌 사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기반을 닦던 때에 회사가 어려움을 겪게 돼 참담한 마음과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며 "후임 CEO가 결정될 때까지 남은 과제를 처리하고 후임 CEO가 새로운 환경에서 KT를 이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수사중인 배임 및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선 "회사에 대해 떠오르는 여러가지 의혹들, 연봉을 포함한 상상을 초월한 억측으로부터 회사가 자유로워질 수만 있다면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제 급여도, 처분이 지극히 제한되는, 주식으로 지급되는 장기성과급도 한치 숨김없이 공개하겠다"며 "저는 전임사장의 급여체계를 그대로 따랐다"고 강력부인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KT가 투명하고 혁신적인 회사로 거듭나게 추진해 왔고 그 결과 재벌이 아닌 기업도 성공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글로벌 무대에서도 우뚝섰다"고 자평한 뒤, 직원들에겐 "KT는 경쟁사 대비 많은 인건비가 소요돼 더 많은 경쟁력이 필요하다. 경쟁사와의 인건비 격차를 줄이는 근원적인 개선을 올해 안에 이뤄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인건비 절감을 주장했다.
이 회장이 이처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 강도와 후임자 인사가 비상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또한 포스코 등, 정부가 CEO 교체를 바라고 있는 다른 거대 기업들의 'MB맨' 물갈이에도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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