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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전대통령 추도식, 빗속 5만 인파 흐느껴

<현장> "담쟁이 하나,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애도의 물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빗속에서도 시민 5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추도식 시작되자 빗줄기 거세져... 5만 인파 애도의 발길

이날 하루종일 비가 온 관계로 추도식을 주최하는 노무현 재단측 질서진행 요원들과 참석 시민들도 크고 작은 불편을 겪어야만 했지만, 주최측 추산 5만~6만명(경찰 추산 1만~3만명)의 시민들은 노란 우의와 우산을 저마다 받쳐 들고 봉하마을 입구에서부터 추도식장이 있는 묘역까지 2~3 킬로미터를 걸어 질서정연하게 이동했다.

사전 행사를 거쳐 오후 2시 공식 추도식이 시작되자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다. 시민들은 그러나 모두들 착잡한 표정으로 자리를 뜨지 않고 비를 맞으며 고인을 애도했다.

추도식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제동 씨는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꼭 하늘에서만 비가 내리는 게 아니라 땅에서도 비가 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며 "비가 내리는 데도 비를 피하고 싶지 않은 여러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모두가 이 비가 씻어주기를 바란다"고 울먹였다.

추도식은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무반주 애국가 낭송으로 시작됐다. 노찾사는 고인을 기리며 5.10기념식장에서 정부에 의해 배제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낭송했고, 이를 듣던 권양숙 여사는 복받쳐오르는 설움이 참기 힘든 듯 아들 건호 씨의 손을 붙잡고 흐느꼈다.

곁에 있던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추도식 내내 두 손을 모아 기도하듯 눈을 감고 흐느꼈고, 유족 뒷줄에 앉은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지사 후보, 안희정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 이광재 민주당 강원지사 후보 등 친노 인사들은 추도식 내내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해찬 "폭군이 죽으면 폭정은 끝나지만 순교자가 죽으면 그 가치는 새롭게 시작돼"

이해찬 전 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이렇게 비가 오는 날, 우리는 이렇게 모였다"며 "우리들 마음속에 대통령님이 시간이 가면 서서히 잊혀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리움만 더 깊어져간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 전 총리는 "폭군이 죽으면 폭정이 끝나지만 순교자가 죽으면 그 가치는 새롭게 시작된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정조준한 뒤, "제가 가까이서 모신 대통령님은 늘 한결 같았던 분이다. 수줍음이 많았기에 늘 자신에게 엄격했고, 언제나 정의로운 사람, 인간적인 사람, 바보 노무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마지막까지 당신은 진정 바보였다"며 "백배, 천배 죄 많은 자들은 웃고 있는데 당신은 많은 사람을 힘들게 했다고 자신을 버리라고 자신의 몸을 던져버린 바보였다. 바보 노무현을 우리는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울먹였다.

도종환 시인은 추도시를 통해 "혼자 남아있는 당신의 아내, 자전거 뒤에 타고 있던 당신의 손녀를 보고 있노라면 당신의 원칙, 당신의 고집이 미울 때가 있다"고 말해, 참석한 시민들을 울렸다.

그는 또 "치열하게 살았으나 욕되게 살 수 없어 벼랑 끝에 몸을 던진 당신을 이대로 보낼 수가 없다"며 "우리가 세웠던 세상은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세상처럼 한순간에 무너져 우리는 폐허의 한복판에 지금 서 있다"고 덧붙였다.

김제동 씨는 이에 "도종환 시인의 말처럼 벽은 허물고 물은 흐르게 하고 문을 열고 나아가 참여해야 한다"며 "이 땅의 역사를 공평하게 하고, 누구나 함께 어깨를 걸고 연대해서 나아갈 수 있는 역사를 만들 것이다. 여러분들의 발걸음이 포기하지 않는 역사를, 포기하지 않는 그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담쟁이 하나,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시민 '박석' 1만5천개 헌정

영화배우 문성근, 명계남 씨는 시민들이 기부한 1만5천여개의 '박석'에 새겨진 추모 글을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울먹이며 소개했다.

"첫사랑 그대 편히 쉬세요", "가신 님 애달파 부엉이도 울고 꽃이 진 뒤에야 봄이었음을 압니다.", "내 마음속에 망명정부 있어 비바람 부는 날에는 망명한다. 내 마음속 대통령에게로", "제 심장이 뛰는 한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생의 마지막까지 그리울 이름 노무현, 노무현 내 심장을 일렁이는 세 글자", "난생처음 날 웃게 만든 정치인 노무현, 난생처음 날 울게 만든 정치인 노무현", "한시도 잊을 수 없습니다. 바람이 되셨나요? 전 바람개비가 되어 그 바람을 퍼뜨리겠습니다", "함께 가면 길은 등 뒤에 생긴다", "담쟁이 하나, 결국 그 벽을 넘는다"라는 등 박석 속의 글들은 참석자들을 흐느끼게 만들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는 추도사에서 "1년 전 오늘을 돌이켜보면, 비통함을 가눌 길이 없다"며 "검찰로 향하던 버스를 타시기 전 카메라 세례를 받으시던 모습, 마지막으로 잡초를 뽑으시며 허리를 펴시던 모습, 그리고 저 부엉이 바위와 가시기 전 마지막 모습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생생하지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 비극의 기억이 있다"고 울분을 숨기지 못했다

추도식 공식 순서가 끝나자, 시민들이 기부한 1만5천여개의 박석을 대표해 시민 대표들이 마지막 박석을 놓는 의식이 진행됐다. 시민 박석 놓기로 묘역 완공식이 끝나자 권양숙 여사와 건호 씨가 묘역에 헌화했다. 권 여사는 헌화하는 내내 빗물과 함께 흐느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유족 헌화 뒤 고인이 서거한 5월 23일을 의미해 523 마리의 나비들이 빗속을 뚫고 날아갔고, 시민들은 나비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를 외치는 등 곳곳에서 고인을 애도하는 흐느낌이 이어졌다.

김제동 씨는 참석한 시민들에게 "우리는 지금 정치인 노무현을 기억하는 게 아니다. 앞에서 이끌던 노무현을 기억하는 게 아니다. 함께 어깨를 맞추고 눈높이를 맞추던 동반자 노무현을 기억하는 것"이라며 "진심으로 고맙다. 잊지 않겠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거나 날이 맑고 개어 있든가 상관없이 언제든지 살아있다면 서로 아픔을 보듬고 함께 나아갈 것이다. 시민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다"고 답례했다.

이날 추도식은 50여분만에 끝났지만, 시민들은 곧바로 봉하마을을 빠져나가지 않고, 고인의 묘역에 들러 헌화하느라 또다시 줄이 길게 늘어져 있는 상황이다. 시민들의 헌화가 이뤄지는 동안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직접 부른 <상록수>와 평소 즐겨 부르던 노래들이 묘역 주변에서 흘러나와 시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리게 했다. 특히 추도식 뒤에도 뒤늦게 수천여명의 시민들이 봉하마을로 들어오는 등 오고 가는 인파로 가득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한나라당을 대표해 추도식에 참석한 김무성 원내대표는 일부 시민들로부터 "뭐야", "여긴 왜 왔어?"라는 항의를 받았다. 안홍준, 김정권 한나라당 의원 등과 함께 추도식 내내 자리를 지킨 김 원내대표는 헌화와 함께 곧바로 봉하마을을 빠져나갔다.
봉하마을=엄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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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30 개 있습니다.

  • 1 0
    ㅇㅇ

    아쉽기는 좀 하지만 우리가족 내 부모도 돌아보길 효도는 아니지만 노통아끼는늠ㄴ 만큼 부모님께도 효도를 자손들얼마나 잘나가나 우리가 걱정 안해도 더 잘살아....

  • 5 0
    심판의날

    여러가지로 야권이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노대통령을 위해서라도 이번 선거는 현 정권을 심판해야겠습니다.
    No Vote, No Kiss!!

  • 2 0
    6/2출구조사깜놀

    오늘 9시뉴스 KBS에서 10만명 봉하마을추모 MBC 9시는 8만명 봉하마을추모 ㅋㅋㅋ
    KBS가 MBC보다 2만명 더보태서 발표했나? ㅋㅋ KBS눈치갓나? 겨울지나고 봄이온다는걸
    아는 눈치빠르네박쥐같은 KBS 두고본다 빨리갈아타라 6월2일 출구조사 깜놀할거야
    27일날 발표하는 공중파 3사공동 마지막 여론조사 독바로혀 개망신 안당할려면 ㅋㅋ

  • 7 0
    마지막 부탁

    노무현 전대통령님. 저승에서 마지막 소원을 하나 들어주세요. 이장로를 끌어가주세요 네?

  • 8 0
    미래예측

    이명박의 일등공신 한상률은 미국에서 의문사 할까? 이제 2년 남았는데 언제 돌아올래. BBK, 다스, 도곡동 땅, 그리고 한상률 게이트가 시작되는 것이다. 안원구도 곧 나와서 엑스파일 열어야지.

  • 6 1
    쥐랄쥐빨

    관세움/ 이해 안가냐? 내 돈 안갚고 떼먹고 도망간 넘보다 뻥카의 뻥쥐가 더 밉다는 것을

  • 14 0
    악몽 저주

    오늘 어떤 한 놈은 잠을 이루지 못 할것이다.
    악몽에 시달리다 시달리다 빈사 상태가 될 것이다.

  • 18 0
    원칙과상식2

    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토록 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남아 있는 것은 왜 일까?
    그 것은 이 세상이 이미 위정자들로 인해 원칙과 상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 위정자들은 바로 우리가 뽑은 한나라당에게 그래도 된다는 정당성을 부여했기에
    우리는 할말이 없다. 이제라도 제대로 투표해서 국민이 무서운줄 보여주자.

  • 16 0
    상식의 죽음

    지금 돌이켜 보면 노무현은 좌파도 진보도 아니었다.
    그냥, [보통사람들의 상식, 시대의 상식]이었다.
    '상식'의 입장이었기에 우파,보수,수구로부터 공격받았다.
    역설적이지만 '상식'의 입장이었기에 진보좌파로부터 공격받았다.
    몰상식했다면 수구보수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이상주의자였다면 진보좌파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노무현은 상식이었다.

  • 3 12
    관세움

    돌아가신 지부모도 저렇케 그리워 할까? 기르던강아지 죽자 서럽게울던 애들, 할머니가 돌아가시니 눈물한방울 안흘리던데.... 참 인간이란게 이해하기어렵고 모순투성이다. 설마 개인적불만을 이런곳에서 해소하는건 아니겠지???

  • 2 2
    애도

    대통령으로 공공연하게 인정하지 않는다고 매스컴에서 떠들던 사람이 그곳엔 왜 갔을까?

  • 2 18
    개놈무헨

    난생 처음 믿었던 지도자가 좌측 깜박 나발 불며 5년 내내 우회전하는 꼬라지를 보았습니다.
    난생 처음 한국 내의 거의 모든 양심적 시민단체가 반대하는 꼴을 보았슴다.
    난생 처음 그런 정치 모리배를 저주하였더니 주제넘었다 자복하고 죽었습니다.
    그런 불의한 수괴를 척결한 거룩한 님들을 지지합니다.

  • 11 0
    바른생활

    내인생의 그대가 있었슴에 감사하오. 노무현

  • 18 0
    봉화 추모행사에

    MBC 9시 뉴스에서는 8만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오네요.... 시청 앞에서 오늘밤 늦게 까지 추모문화제를 계속한다고 합니다. 거리고 나가봐야겠습니다...

  • 17 1
    고노무현

    아~~~ 떠난 뒷 모습이 더 큰 사람... 어디 이런 사람 또 없습니까??? 이제는 보내지 않을 수 있으련만...

  • 16 0
    노짱을 살려내라

    수구놈들아, 노짱을 살려내라.

  • 16 1
    시민승리.

    편히 쉬세요. 노무현과 같은 시민들 나라의 주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니까요.

  • 13 0
    현실적이되자

    어이!독개굴/ 노무현은 죽었으니 현재도 열심히 독을 뿜어내는 독사쥐대가리를 깨부셔야쥐.
    현실적이 되자고.

  • 1 12
    독개굴

    우리 모두 참여하여 주둥이만 개혁 외친 독개구리 잔당 몰수하자!!!!!!!!!!!!!

  • 21 0
    띵아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 처음에는 너무나 원망스러워 대한민국을 아예 '잊어버리시라 ' 했었는데 이젠 다시 이나라를 도와달라고 님께 청합니다.

  • 24 0
    시민

    난생 처음 날 웃게 만든 정치인 노무현, 난생 처음 날 울게 만든 정치인 노무현. 당신이 그립네요. 절실하게 그립습니다. 지금의 독재자가 새삼 당신의 가치를 말해 줍니다. 이제 절대로 민주주의를 무시하지 않겠습니다. 반드시 참여하겠습니다. 투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무현대통령님.

  • 23 0
    기필코

    부러워하믄 지는것입니다 기권하믄 지는것입니다
    투표처럼 쉬운게 이 세상에 어디잇나요 투표어렵다고 기권하는것은 밥먹는게 어렵다며 배고파 죽는거랑 같은이치죠

  • 2 13
    대대손손

    죽어도 그믿 자손 대대 손손 잘살게 해 놓고 가셨으니 좋겠다 집도 절도 없이 처자식만 두고 떠나는 사람 부지기이데

  • 5 19
    대중

    건호야! 니 식구들이 니 애비를 죽였느니라.
    초라한 비석하나 놓고 현란한 굿판질을 해 대는구나

  • 5 20
    법심

    허! 참 노무현이 한게 무가 있다고 이렇듯 떼거리로 모여
    소란을 떠는지?... 참으로 한심스러운지고...

  • 2 19
    이몽학

    니가 퍼주지만 않았어도 정찰국 애들이 김정일 모가지 들고 투항했을텐데.

  • 26 1
    블레이드가이

    진정한 국민의 대통령이셨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보고 싶네요..

  • 19 1
    우리대

    노무현 전 대통령님 왜 그렇게 가야했나 전두환 전 대토령은 자기통장에
    290.000원 박에없어도 사는데 왜죽어 하면서 사는데.

  • 46 2
    원칙과상식

    아, 노무현
    불러도 대답없는 그 이름
    부르다가 부르다가
    내가 죽을 그 이름
    이 땅의 서민을 사랑했던 그이름
    이 땅의 인민을 진정 사랑했던 마지막 대통령, 노무현
    당신을 존경하고
    당신을 한 없이 사랑합니다.

  • 39 1
    흐르는강물

    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뜻을 가슴속에 담고 내 아이들에게도 님을 기억시키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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