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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집값 마침내 '사실상 하락'으로 반전

7월 주택거래 감소 규모 2년래 최대

지난 2년 동안 급등세를 보이던 미국의 주택경기가 뚜렷한 하락세로 돌아서 경제 둔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 안정세, 지난달 주책 가격하락과 거래량 감소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과열 양상을 보이던 미국 주택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증거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부동산 연합회는 전날 지난달 주택거래가 2년래 최저 수준으로 감소해 가격이 안정되고 거래시간도 점차 길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신규주택공급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중 기존 주택 거래는 전달에 비해 4.1% 감소해 연간 기준으로 6백30만 채의 거래가 줄어들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2004년 초 6백만 채 감소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두 자리 수 이상으로 급등했던 주택 가격은 지난달 소폭 상승에 그쳤다. 다만 남부지방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 이상 상승했을 뿐이다. 지난 두 달 동안 평균 집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9% 상승에 그쳐, 23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분양되지 않은 신축주택 물량도 지난 두 달 동안 최고를 기록해, 현재와 같은 거래 수준이 유지될 경우 모든 물량이 판매되는 데는 7.3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신문은 "만약 남부 지역의 집값상승이 없었다면 전국 평균 집값은 지난 1995년 4월 이후 최초로 하락세를 보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7월 주택가격은 약한 상승세를 보인 남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전국 대부분에서 하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하락세가 특히 두드러진 곳은 그동안 가장 과열 현상을 보였던 서부와 동부 해안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부 지역의 경우 지난 해 집값은 10.7% 상승했지만 지난달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하락했다. 주택거래도 전달에 비해 5.4% 급감했다. 반면 지난해 17.7%난 급등했던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의 주택가격은 0.3% 하락했으며 거래도 6.4% 감소했다.

미국 주택 경기가 안정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가 감소하고 있다.ⓒpublicradio.org


급락이냐 연착륙이냐 놓고 이견 분분

전문가들은 최근 자료를 분석해 볼 때, 주택 경기가 거래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안정되는 전형적인 양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과연 부동산경기 하락이 집값 폭락으로 이어질지를 놓고선 의견이 분분했다.

주택경제 전문가인 셀리아 첸은 "지금 상황은 다소 두려운 상태"라며 "최근 집값상승이 경제현실과 국민규모를 초과하는 수준이었다"며 주택가격 급락을 우려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경제학과 에드워드 리머 교수도 "지금까지 주택 경기가 과열양상을 보였다"면서 "내년까지는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에 경제학자 죠수아 사피로는 "최근 자료들을 살펴보면, 이같은 추세는 급격한 상승에 이은 안정기를 거치는 과정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주택가격 폭락과 장기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수 건축업자들은 많은 지역에서 주택거래 침체가 더욱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됨에 따라 미국 경제성장에 얼마나 발목을 잡을 것인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1.4분기 최고 정점을 지난 미국경제의 하강속도에 따라 세계경제도 지대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 부동산거품이 터질 경우 전세계적으로 연쇄 거품 파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미국 집값을 바라는 세계의 관심은 남다르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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