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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미국의 FTA 일방적 요구 수용 않겠다”

“국내 산업보호 위한 유연성.세이프가드 포함 안되면 체결 안해”

말레이시아 정부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말레이시아의 산업 보호나 개방유예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체결을 미루겠다고 선언했다.

이같은 말레이시아의 방침은 최근 양국이 정해놓은 시한에 쫓겨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밀리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국의 대미 FTA 협상과 비교된다.

라피다 장관 공식 선언..."불안감 높은 산업계 배려하겠다"

27일 말레이시아의 일간지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다툭 세리 라피다 아지즈 말레이시아 국제무역산업상은 26일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발표한 말레이시아-미국간 FTA 관련 성명에서 “말레이지아는 모든 교섭 분야에서 적절한 유연성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포함하지 않는 협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라피다 장관은 미국과의 FTA 체결을 위한 교섭에 대해 산업 보호나 자유화 유예와 같은 조치가 포함되지 않는 경우에는 체결하지 않겠다는 기본 방침을 천명하고, 특히 말레이시아 경제나 산업에 민감한 품목이나 서비스의 자유화는 장기간에 실현하겠다는 정부의 의향을 공식적으로 표명함으로써, 미국과의 FTA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산업계 등을 배려하는 태도를 보였다.

다툭 세리 라피다 아지즈 말레이시아 국제무역산업상 ⓒ 말레이시아 정부 홈페이지


특히 라피다 장관은 FTA 협상 시한과 관련, "말레이시아는 미 의회의 관여를 제한하도록 한 미국의 대통령 무역 촉진 권한(TPA, Trade Promotion Authority)이 효력을 상실하는 2007년 7월 이전에 FTA를 체결할 수 있도록 지향하겠지만, 기한을 이유로 타협하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라피다 장관은 또 “말레이시아는 FTA 에 대해 협상하기 위해 다른 어떤 협상 일정이 필요하다면 이같은 일정을 모색할 것이며 이는 말레이시아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피다 장관의 이번 성명은 미국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말레이지아의 입장을 다시 공식적으로 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수상이 "미국과의 FTA 체결로 미국 기업들이 말레이지아의 공공사업에 참가하게 될 것이며, 기존 부미푸트라(말레이시아의 다수 민족인 말레이계를 제도적으로 우대하는 정부정책)에 따랐던 토착민들의 공공사업 수주기회가 저해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히는 등 FTA체결에 따른 말레이시아 산업기반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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