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민주당, '쇠고기 수입저지 연합' 꿈틀
네티즌 "민주당, 특별법 제정하라", 손학규 "입법할 수도"
이에 대해 손학규 민주당대표도 특별법 입법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적극적 의지를 드러내기 시작해, 네티즌과 민주당이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정치학계에서는 이같은 연합이 구축될 경우 네티즌이 정치권을 움직이는 '풀뿌리 전자민주주의'가 작동한 주요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쇠고기 수입저지 특별법 청원운동 불길, "민주당 동참하라"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중인 특별법 제정 청원 운동에는 청원 운동을 시작한지 하루만인 1일 오전 9시 현재 서명자가 9만명을 돌파했다. 단기간에 이처럼 많은 서명자가 나온 것은 초유의 사태다.
주최측은 당초 서명자 5만명 목표로 서명을 받기 시작했으나 네티즌의 폭발적 참여로 5만명 목표를 첫날 달성하자, 이를 10만명으로 늘렸다가 다시 목표를 13만6천명으로 상향조정했다.
주최측이 목표를 13만6천명으로 재설정한 것은 민주당 현역의원 숫자가 136명이기 때문이다.
청원 운동을 시작한 'coolee'는 공지 글을 통해 "PD수첩에 따르면 협상안은 농림부 고시로 막으려면 특별법으로 가능하다고 합니다"라며 "서명목표 136,000명-통합민주당 현역의원 136명x천명입니다. 현 임시국회에서 특별법제정에 열쇠는 다수당인 민주당에 있습니다. 잠깐 시간 내시어 민주당 게시판에 특별법 촉구의 한줄 글 부탁드립니다"라며 청원운동의 타깃이 민주당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통합민주당이 정치논리에 빠지지 말고, 미국쇠고기협상을 무효화하며 이후 확실한 보완대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특별법제정을 촉구하는 의미있는 서명"이라며 국회 농수산위 국회위원 명단과 그들의 이메일 주소를 게재하기도 했다.
민주당 홈피에 수천개 동참 촉구 글 쇄도
특별법 청원운동이 시작된 30일부터 1일 현재까지 민주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특별법 제정이 적극 나서줄 것을 부탁하는 네티즌들의 수천개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민주당 홈피에 이렇게 많은 글이 쇄도한 것은 민주당 창당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ID '주희수'는 "한 때 많은 애정을 주었던 당입니다. 또다시 이곳을 찾아오게 될까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지금 당장 힘이 될 만한 곳은 민주당밖에 없군요"라며 "다시 한번 옛 정을 돌이켜보며 기대해봅니다. 미쳐 돌아가는 정부를 견제해 줄 현실적 대안은 역시 민주당이란 것...이걸 꼭 막아주신다면 민주당을 다시 제 가슴에 안고 가겠습니다"라며 특별법 제정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ID '최성만'은 "4.9총선 결과를 아프게 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18대 총선 결과에 실망하시지 말고...17대 마지막 과제로 광우병 소고기 수입금지를 위한 특별법 입법을 위해 싸워 주시오"라며 "시간이 없어 안 된다 하지 말고, 이 일이 당신들이 재신임 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활동이라 명심하시고"라고 동참을 호소했다.
ID '정지수'는 "이제 실천할 때있니다.. 여당보다 수가 적다고 기죽지 마시구요. 국민들을 믿고 싸워주세요.. 지금 힘을 보여줄 때라고 생각해요. 제발요...살려주세요"라고 호소했고, ID '김은선'도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특별법을 제정해주세요. 우리 국민은 마루타가 아닙니다. 제발 특별법 제정을 해주세요"라고 부탁했다.
ID '채광재'는 "막아야 합니다! 민주당 국회의원! 당신들만이 할수 있습니다. 이럴 때 민주당 국회의원 여러분들이 정신차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통합민주당의원 136명 전원이 단식투쟁을 해서라도 막아야 합니다"라고 촉구했고, ID '김현정'은 "특별법 제정으로 광우병쇠고기수입 꼭 막아주세요. 국민들이 정말 원하는 것을 실천해 주세요. 그러면 국민들은 절대 그 은혜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다음번에는 정치적 선택으로 꼭 보답을 드릴 것입니다"라고 다짐했다.
손학규 "협상 무효화 입법할 수도"
네티즌들이 이처럼 민주당의 동참을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손학규 민주당대표가 특별법 제정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주목된다.
손학규 대표는 30일 오후 광주에서 가진 광주전남 기자간담회에서 "쇠고기 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힌다"며 "저는 한미FTA에 대한 적극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나 쇠고기 협상 앞에서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입장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이 정부가 축산농가에 대한 너무 안일하고 무책임하고, 국민건강에 무책임한 것을 보고 분노를 느낀다"며 "청문회를 통해서 진상을 밝히고 무효로 하던 재협상을 하던, 거기에 따른 보완대책을 입법을 통해 진전된 결과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청문회 개최후 특별법 제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따라서 민주당의 특별법 제정 참여 여부는 오는 7일 예정된 국회 쇠고기청문회가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네티즌들은 청원운동과 별도로 오는 2일 저녁 7시부터 청계천 소라광장에서 쇠고기 수입에 반대한 촛불문화제를 갖기로 하는 등 오프라인으로까지 활동반경을 넓히면서 민주당 등 정치권을 압박할 예정이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