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26일 돈다발 살포 파문이 확산되는 데 대해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4월 총선에 치명적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한나라당내 부실공천 논란도 확산될 게 불을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례대표 후보자 언약식에서 "어제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며 "저로서는 충격적이고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은 과거 차떼기 정당이라는 오명을 덮어쓰고 깨끗이 청소하기 위해 엄청난 몸부림을 쳤다"며 "그런데 이런 온도 변화를 모르는 영입된 후보가 옛날 관행에 젖어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고 김택기 후보를 맹비난했다.

그는 "옛날 같으면 아닌 것처럼 핑계를 대고 갔겠지만, 바로 후보를 교체하고 윤리위에 회부했으며 오늘 제명조치를 했다"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 분노를 참을 길이 없다"고 거듭 당혹감을 표시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나라당은 솔직히 잘못한 것은 시인하고 처벌할 것은 처벌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돈 문제가 발생하는 후보는 용서하지 않고 제명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서는 그러나 당 윤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가 열린우리당 출신의 김택기 후보에게 애당초 공천 신청 자격이 없어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심위가 공천을 강행한 인사라는 점에서 강 대표의 '재발 방지' 운운 차원에서 수습될 문제가 아니라는 게 지배적 의견이어서, 한나라당은 돈살포 파문으로 새로운 갈등 국면에 접어드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