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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자주 울려 귀찮아서...", 흥인지문 감지기 꺼놓았다

KT텔레캅-종로구청 사전협의, 보안 불감증 극에 달해

흥인지문(동대문) 야간경비를 맡고 있는 KT 텔레캅이 "너무 자주 울려 귀찮다"는 이유로 그동안 아예 야간 적외선 감지기를 꺼 놓았으며,해당관할구청인 종로구청도 이를 묵인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13일 SBS <8시 뉴스>에 따르면, 숭례문에 앞서 지난해 9월 흥인지문의 야간 무인경비 업무를 맡은 KT 텔레캅은 흥인지문 주변에 적외선 동작 감지기 15개 조를 설치했으나 설치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적외선 감지기를 고의로 꺼버렸다. 사람들이 흥인지문에 자꾸 드나들어 수시로 경보가 울렸고 관리주체인 종로구청과 경비업체에서 매번 출동하다 보니 짜증이 났다는 이유에서였다.

KT텔레캅 직원은 SBS와 인터뷰에서 "거기(흥인지문) 하도 사진을 많이 찍는데 이용객들이 그래서 (감지기에)자꾸 걸리는 건데... 우리는 매일 (출동) 가다시피, 하루에도 몇 차례 가야 되고..."라며 감지기를 꺼놓은 이유를 밝혔다.

그러다가 숭례문이 불타 무너지는 걸 보고 나서야 꺼놨던 적외선 감지기를 부랴부랴 되살렸다. KT텔레캅 직원은 "(감지기) 신호가 많이 발생돼서 해당 구청에서도 너무 많이 (출동을) 오니까. 센서를 정지시켜 놨다가 어제(11일) 또다시 요청해가지고 다시 센서를 살려 놨다"고 시인했다.

종로구청 직원도 "정면 부분에서는 저희가 안 울리게 해 놓았다"고 말해, 민간업체와 관할구청이 서로 협의해 감지기를 꺼놓았음을 시인했다.

민간경비업체와 해당구청의 '문화재 보안 불감증'이 얼마나 극심한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여서, 일파만파의 파문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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