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직에 SH 부채를 감축하는 데 큰 기여를 한 비정규직 직원들을 내쫓고 자신의 제자를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근로자 지위확인 청구(소송) 판결문'에 따르면, 변창흠 후보자가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 SH는 2013년 1월 31일 기준 부채가 12조9천835억원에 달하자 당시 SH사장은 2013년 2월 마케팅 조직을 강화해서 택지를 매각하고, 이를 통해 부채를 감축하는 대책이 담긴 ‘마케팅 조직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SH는 2013년 3월 4일 '실적이 우수한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마케팅 전문가 채용공고'를 낸 뒤 7명의 마케팅 전문가를 비정규직으로 뽑았다. 이에 일부는 공기업에서 비정규직 근무 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존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채용 절차에 응하기도 했다.

이들 중 A씨와 B씨는 SH 내에서도 우수사원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들은 연이은 매각 성공으로 2014년 4월 기준 SH의 부채를 10조3천억원으로 낮췄고 A씨는 두 차례, B씨는 네 차례 판매왕으로까지 선정됐다. SH는 이들에게 포상금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사장으로 취임한 변 후보자는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계약직 전환 약속을 지키고 않고 대신 비서나 홍보지원 등의 사무지원원으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사무지원원의 최고 직급은 9급(갑)에 불과해 마케팅 전문가들의 처우나 직군의 성격으로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려운 통보로, 사실상 사퇴 종용이었다.

이에 7명의 비정규직 중 2명은 이 같은 전환을 거부하고 소송에 돌입하게 된다. 1심에서는 SH가 이겼으나 항소심에서는 비정규직이 승소했다. SH는 대법원에 상고를 했으나 기각됐다.

비슷한 시기에 변 후보자의 SH는 2015년 6월 이들을 사무지원원으로 전환과 계약해지를 진행하면서 새롭게 전문가 채용 공고를 올렸고, 이를 통해 변 후보자의 제자인 C씨가 2015년 7월 채용됐다.

C씨는 변 후보자의 세종대학교 제자로서 변 후보자와 상당수의 보고서 등을 공저했으며, '김수현 사단'으로 일컫는 공간환경학회에도 여러 편의 학술지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은혜 의원은 "해당 비정규직 청년들은 뛰어난 성과에도 불구하고 채용공고 때와 다른 고용 불안으로 내내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며 "변 후보자의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차별적 처우 및 인식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은 물론 공정과 정의의 기준에도 부합치 않는다"며 변 후보자가 부적격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