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구의역 김군' 참사에 "아무 것도 아닌 일"
"걔만 조금 신경 썼으면...", 자신의 학회에 80억 용역 주기도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SH에서 입수한 2016년 6월30일자 간부회의 내부회의록에 따르면, 변 사장은 "최근 구의역 사고를 보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 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거죠"라며 "사실 아무 것도 아닌데, 걔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거잖아요"며 사망 책임을 김군에게 돌렸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내 스크린도어를 홀로 수리하던 김모(당시 19세)군이 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다. 서울메트로 외주업체 소속의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김군의 가방에서는 먹지 못한 컵라면과 삼각김밥이 발견돼 전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김은혜 의원은 "이는 총체적인 시스템 부실이 초래한 인재 참사를 두고 업체 직원이 실수로 사망한 것으로 치부하는 등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 것"이라며 "변 후보자는 2012년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변 후보자의 이같은 시각은 문재인 정부가 표방했던 국정철학과 궤를 달리할 뿐 아니라 국민의 정서에도 배치된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변 후보자는 LH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자신이 임원을 맡고 있는 학회에 80억원에 가까운 거액의 연구 용역을 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17일 KBS <뉴스9>에 따르면, 변 후보자가 지난해 3월 상임이사를 맡은 국토도시계획학회는 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책공사(LH) 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모두 20건, 79억5천만원 상당의 LH 연구용역을 수주했다.
게다가 이 가운데 13건, 44억5천만원 상당은 수의계약이었다. 전임 사장 때는 수의계약으로 딴 연구용역이 3년 동안 불과 6건, 18억4천만원에 그쳤다.
이 학회는 SH에서도 지난 10년간 수주한 연구용역 총 4건 중 3건을 변 후보자가 SH사장이던 시절에 수주했다. 당시 변 후보자는 해당 학회 이사였다.
공직 유관단체 임직원 행동강령은 자신이 임직원으로 재직 중인 법인이나 단체가 직무 관련자가 되면 기관장에게 신고하도록 돼 있으나, 변 후보자는 국토도시계획학회와 관련해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밖에 변 후보자가 교수를 겸직하고 있는 세종대학교도 SH 사장 재직 기간에 2천만 원 상당의 연구용역을 2건 수주했다. 최근 10년간 SH가 세종대에 준 용역은 이 2건이 전부였다.
이에 대해 변 후보자는 세종대와의 계약은 계약 담당 부서가 적법하게 진행했고, 자신이 세종대 교수라고 해서 공모를 제한할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또 국토도시계획학회는 7천여 명의 전문가가 가입한 단체고, 대형 사업이 많아 연구용역이 늘었다고 주장했다. 수의계약 대부분은 경쟁입찰에서 유찰돼 체결한 것이라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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