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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 서울국제마라톤 극적 역전 우승

2001년 보스턴마라톤 이후 6년만의 국제대회 우승

이봉주(삼성전자) 선수가 극적 역전레이스를 펼치며 6년만에 국제마라톤대회 우승을 차지, 건재를 과시했다.

이봉주는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잠실서울올림픽 주경기장까지 이어진 코스에서 펼쳐진 200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8회 동아마라톤대회 남자부 레이스에서 막판 약 2km를 남기고 믿기지 않는 역주를 펼친 끝에 2시간 8분 4초의 기록으로 가장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날 이봉주의 기록은 자신의 한국기록(2시간7분20초)에는 미치지 못하고 역대 한국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지만 2007년 시즌 세계 최고기록으로서 국내에서 펼쳐진 레이스에서 한국 마라토너가 기록한 최고의 기록이다.

섭씨 3.4℃의 비교적 쌀쌀한 날씨에 세종로 사거리를 출발한 이봉주는 폴 키프로프 키루이, 라반 킵켐보이, 에드윈 코멘 등 케냐 출신의 선수들과 선두권을 형성하며 35㎞ 지점까지 레이스를 펼쳤다.

그러나 36㎞ 지점에서 키루이(최고기록: 2시간6분44초)가 갑자기 스피드를 내며 2위그룹과의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고, 이봉주는 키루이에 이어 2위로 달리기는 했으나 거리는 점점 벌어져 60m 가까운 거리까지 벌어졌다.

전통적으로 육상 장거리종목에서 강세를 자랑하는 케냐선수들의 전형적인 막판 스퍼트였다. 특히 케냐의 선수들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경기 종반 스피드가 뛰어난 장점을 이용, 2위 그룹의 추격가능거리 이상으로 간격을 벌리며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으며 그대로 결승선까지 들어오는 레이스 운영을 보여온 점을 감안할때 이봉주가 키루이와의 간격을 다시 좁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졌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이봉주의 정신력과 타고난 지구력은 결국 기적을 만들어냈다. 키루이와의 거리가 점점 벌어지고 있음에도 좀처럼 자신의 스피드를 올리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던 이봉주는 다소 이른 스퍼트를 시도한 키루이의 스피드가 점점 떨어지자 야금야금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고, 결국 40㎞ 지점인 잠실종합운동장 사거리를 지나며 키루이를 추월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결승선까지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골인했다.

최종기록 2시간 8분 4초. 불가능은 아무것도 아니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37살의 마라토너 이봉주가 몸으로 확인시키는 순간이자 침체에 빠진 한국 마라톤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순간이었다.

이봉주가 18일 서울 광화문∼잠실 코스에서 열린 '200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8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막판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2시간8분04초의 기록으로 골인하고 있다.ⓒ연합뉴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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