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IOC 선수위원' 당선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졌는데 외로운 싸움에서 승리해 울컥"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서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
역대 두 번째 한국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뽑힌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34·삼성생명 코치)이 밝힌 당선 소감이다.
그는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내 프레스 룸에서 발표한 IOC 선수위원 투표 결과 후보 23명 가운데 2위로 당선됐다.
2008년 당선된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8년 임기의 IOC 선수위원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전체 선수 1만1천245명 가운데 5천81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유승민은 브리타 하이데만(독일·1천603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천544표를 얻었다.
유승민은 메인프레스센터에 마련된 대한체육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당선 기대가 적어 부담도 적었다"며 "한국에서 올 때도 어렵다는 전망을 많이 들었지만 응원해주신 분들을 통해 힘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졌고 외로웠다"며 "외로운 싸움에서 승리해 조금 울컥했다. 지난 25년간 필드에서 나를 위해서 뛰었다면 지금부터는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IOC 선수위원에 당선되자마자 새로운 AD카드를 받은 유승민은 "후보 때 받은 AD카드는 식당을 이용할 수 없었는데 새로 받은 카드에는 식당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식사도 했다"며 웃었다.
유승민은 오는 22일 한국 선수단 본진과 함께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다음은 유승민과 일문일답.
-- IOC 선수위원에 당선된 소감은.
▲ 지난달 23일 도착해서 이튿날부터 열심히 선거 운동에 나섰다고 자부한다. 너무 떨려서 오늘 결과 발표장에도 가지 못했다. 기쁨도 있지만 이제 책임감이 무겁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
-- '역전 승리'라고 할 수 있는 데 비결은 무엇이었나.
▲ 현장에 와보니 선수들이 선수위원 선거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발로 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선수들을 기다리며 인사를 했다. 선수들에게 진심을 담아 많이 웃어주고 힘을 실어주려고 노력했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 인사를 하다 보니 자기에게도 힘이 됐다고 이야기하는 선수도 있었다. 진심이 전해지다 보니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당선될 수 있었다.
-- 선거 운동에서 인상 깊었던 기억은.
▲ 나를 뽑던 안 뽑던 지난 25일 동안 내 인사를 받아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나 역시 현역 생활을 오래 해봐서 선수들이 경기 직전 방해받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더 조심스러웠다. 투표가 끝나는 날까지 내가 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서 있는지 모르는 선수도 많았다.
선수위원 투표가 있는 것을 알고서야 '그래서 당신이 거기 서 있었군요'라고 하는 선수도 있었다. 리우에서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기게 됐다.
사실 당선에 대한 기대가 적어 부담도 적었다. 한국에서 올 때도 어렵다는 전망을 많이 들었지만 나를 응원해주는 분들을 통해 힘을 얻었다.
대한민국 대표로 나와서 어설프게 선거 운동을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졌고 외로웠다.
-- 선거 운동을 하는 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 다행히 크게 아픈 적은 없었다. 8월 5일이 생일이었는데 그날 아침에 유세하다가 벌에 쏘인 적도 있었다. 다행히 한국 선수단 의무진을 통해 치료를 받아서 컨디션을 회복해 유세를 이어갔다. 그동안 긴장하고 선거운동에 몰두하다 보니 살도 많이 빠졌다. 그래도 아프지 않아 다행이었다.
-- 유세 기간을 되돌아본다면.
▲ 어제 선거가 끝나는 순간 기분이 아주 좋았다. 후회 없이 선거운동을 해서 떨어지면 억울할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선수들에게 나의 진심을 보여주는 선거였다. 버스에서 내리는 선수가 과연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조심스러웠다. 괜히 지고 들어온 선수에게 나를 뽑아달라고 말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항상 조심했다.
-- 언제부터 선수위원의 꿈을 키웠나.
▲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세대교체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으며 대표팀에서 버텼던 이유가 IOC 선수위원 도전 때문이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문대성 선수위원과 방을 같이 쓰면서 선수위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꿈을 꾸게 됐다.
런던올림픽 이후 장미란과 진종오 등이 선수위원 후보로 언론에 자주 노출돼 자신감이 떨어져 지도자로 현장에서 일하는 게 내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누군가 '마지막 기회인데 도전해 보는 게 낫다'라는 조언을 해줘서 다시 자신감을 얻어 출마를 결심했다.
-- 대한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 우선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IOC와 평창조직위의 가교 구실을 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다.
아직 행정가로서 업무를 많이 해보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빨리 실무를 익혀서 한국 스포츠 발전에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
-- 선수위원으로서 어떤 것에 기여하고 싶나.
▲ 선수들과 만나면서 '선수위원회가 뭐하는 조직이냐'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선수와 위원회의 관계를 더 친밀하게 만드는 게 첫 번째 역할이다. 발로 뛰면서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 선수들에게 '나는 은퇴를 해서 시간이 많다. 나를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 선수위원으로서 첫 일정은 무엇인가.
▲ 일단 집에 돌아가고 싶다. (웃음) 오는 21일 IOC 총회가 있고 그때 IOC 선수위원회와 미팅이 잡혀 있다. 또 폐막식에도 참석해야 한다.
아직 정신도 없고 벙벙한 상태라서 공식 일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한체육회와 상의해서 추후 일정을 잡아나갈 계획이다.
-- 앞으로 8년 뒤 어떤 선수위원으로 기억되고 싶나.
▲ 8년 뒤 열심히 해서 정식 IOC 위원이 되는 꿈을 꾸고 있다. 실질적으로 업무를 잘 처리하는 선수위원이 되고 싶다.
아시아인으로서 IOC에서 일하면서 인정을 받고 싶다. 열심히 발로 뛰면서 8년 뒤에 박수를 받으면 그만둘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유승민'은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나.
▲ '선수 유승민'은 눈빛이 날카로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행정가 유승민'은 눈빛이 따뜻해서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다.
역대 두 번째 한국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뽑힌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34·삼성생명 코치)이 밝힌 당선 소감이다.
그는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내 프레스 룸에서 발표한 IOC 선수위원 투표 결과 후보 23명 가운데 2위로 당선됐다.
2008년 당선된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8년 임기의 IOC 선수위원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전체 선수 1만1천245명 가운데 5천81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유승민은 브리타 하이데만(독일·1천603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천544표를 얻었다.
유승민은 메인프레스센터에 마련된 대한체육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당선 기대가 적어 부담도 적었다"며 "한국에서 올 때도 어렵다는 전망을 많이 들었지만 응원해주신 분들을 통해 힘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졌고 외로웠다"며 "외로운 싸움에서 승리해 조금 울컥했다. 지난 25년간 필드에서 나를 위해서 뛰었다면 지금부터는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IOC 선수위원에 당선되자마자 새로운 AD카드를 받은 유승민은 "후보 때 받은 AD카드는 식당을 이용할 수 없었는데 새로 받은 카드에는 식당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식사도 했다"며 웃었다.
유승민은 오는 22일 한국 선수단 본진과 함께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다음은 유승민과 일문일답.
-- IOC 선수위원에 당선된 소감은.
▲ 지난달 23일 도착해서 이튿날부터 열심히 선거 운동에 나섰다고 자부한다. 너무 떨려서 오늘 결과 발표장에도 가지 못했다. 기쁨도 있지만 이제 책임감이 무겁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
-- '역전 승리'라고 할 수 있는 데 비결은 무엇이었나.
▲ 현장에 와보니 선수들이 선수위원 선거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발로 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선수들을 기다리며 인사를 했다. 선수들에게 진심을 담아 많이 웃어주고 힘을 실어주려고 노력했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 인사를 하다 보니 자기에게도 힘이 됐다고 이야기하는 선수도 있었다. 진심이 전해지다 보니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당선될 수 있었다.
-- 선거 운동에서 인상 깊었던 기억은.
▲ 나를 뽑던 안 뽑던 지난 25일 동안 내 인사를 받아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나 역시 현역 생활을 오래 해봐서 선수들이 경기 직전 방해받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더 조심스러웠다. 투표가 끝나는 날까지 내가 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서 있는지 모르는 선수도 많았다.
선수위원 투표가 있는 것을 알고서야 '그래서 당신이 거기 서 있었군요'라고 하는 선수도 있었다. 리우에서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기게 됐다.
사실 당선에 대한 기대가 적어 부담도 적었다. 한국에서 올 때도 어렵다는 전망을 많이 들었지만 나를 응원해주는 분들을 통해 힘을 얻었다.
대한민국 대표로 나와서 어설프게 선거 운동을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졌고 외로웠다.
-- 선거 운동을 하는 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 다행히 크게 아픈 적은 없었다. 8월 5일이 생일이었는데 그날 아침에 유세하다가 벌에 쏘인 적도 있었다. 다행히 한국 선수단 의무진을 통해 치료를 받아서 컨디션을 회복해 유세를 이어갔다. 그동안 긴장하고 선거운동에 몰두하다 보니 살도 많이 빠졌다. 그래도 아프지 않아 다행이었다.
-- 유세 기간을 되돌아본다면.
▲ 어제 선거가 끝나는 순간 기분이 아주 좋았다. 후회 없이 선거운동을 해서 떨어지면 억울할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선수들에게 나의 진심을 보여주는 선거였다. 버스에서 내리는 선수가 과연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조심스러웠다. 괜히 지고 들어온 선수에게 나를 뽑아달라고 말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항상 조심했다.
-- 언제부터 선수위원의 꿈을 키웠나.
▲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세대교체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으며 대표팀에서 버텼던 이유가 IOC 선수위원 도전 때문이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문대성 선수위원과 방을 같이 쓰면서 선수위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꿈을 꾸게 됐다.
런던올림픽 이후 장미란과 진종오 등이 선수위원 후보로 언론에 자주 노출돼 자신감이 떨어져 지도자로 현장에서 일하는 게 내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누군가 '마지막 기회인데 도전해 보는 게 낫다'라는 조언을 해줘서 다시 자신감을 얻어 출마를 결심했다.
-- 대한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 우선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IOC와 평창조직위의 가교 구실을 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다.
아직 행정가로서 업무를 많이 해보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빨리 실무를 익혀서 한국 스포츠 발전에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
-- 선수위원으로서 어떤 것에 기여하고 싶나.
▲ 선수들과 만나면서 '선수위원회가 뭐하는 조직이냐'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선수와 위원회의 관계를 더 친밀하게 만드는 게 첫 번째 역할이다. 발로 뛰면서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 선수들에게 '나는 은퇴를 해서 시간이 많다. 나를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 선수위원으로서 첫 일정은 무엇인가.
▲ 일단 집에 돌아가고 싶다. (웃음) 오는 21일 IOC 총회가 있고 그때 IOC 선수위원회와 미팅이 잡혀 있다. 또 폐막식에도 참석해야 한다.
아직 정신도 없고 벙벙한 상태라서 공식 일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한체육회와 상의해서 추후 일정을 잡아나갈 계획이다.
-- 앞으로 8년 뒤 어떤 선수위원으로 기억되고 싶나.
▲ 8년 뒤 열심히 해서 정식 IOC 위원이 되는 꿈을 꾸고 있다. 실질적으로 업무를 잘 처리하는 선수위원이 되고 싶다.
아시아인으로서 IOC에서 일하면서 인정을 받고 싶다. 열심히 발로 뛰면서 8년 뒤에 박수를 받으면 그만둘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유승민'은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나.
▲ '선수 유승민'은 눈빛이 날카로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행정가 유승민'은 눈빛이 따뜻해서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